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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윤요섭, 이 남자가 포수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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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전, LG의 약점을 찾으라고 한다면 전문가들의 대답은 일치했다. 문제는 포수 자리라고 했다. 조인성(SK)의 이적 후 확실한 포수가 없었던 LG였다. 올시즌을 앞두고 급하게 삼성으로부터 현재윤을 영입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LG 야구를 보면서 포수 걱정을 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현재윤이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데 말이다. 최근 LG의 안방마님으로 완벽히 거듭난 윤요섭이 있기 때문이다. 윤요섭이 LG의 주전포수로 자리잡기까지, 그의 야구 얘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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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포수였다"

윤요섭이 지금의 주전자리를 차지하기까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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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균(개명 전 이름)은 단국대를 졸업한 후 해병대에서 현역병으로 군복무를 했다. 전역 후 2008년 신고선수로 겨우 SK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곧잘 때려내는 장타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0 시즌 SK가 정규리그 선두를 달리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그를 포수로 바라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저 힘있는 오른손 대타였다. 윤요섭은 당시를 "내 자리가 확실히 없었던 시기"라고 돌이켰다.

그러던 중 LG로 갑작스럽게 트레이드 됐다. 윤요섭은 트레이드 소식을 접했을 당시 'LG에는 조인성, 김태군이라는 포수가 있다. 그리고 최동수 선배님과 내가 바뀌는 것을 보니 나는 LG에 가서도 오른손 대타 요원밖에 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LG에서도 그를 포수로 바라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1루수로 변신을 시도해야 했다. 방망이 성적이 좋으니 크게 문제될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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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윤요섭은 고교, 대학시절까지 계속 써온 포수 마스크를 쓰고 싶었다.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2012 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에서 장광호 배터리 코치에게 용기를 내 "포수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한 이기적인 욕심이 아니었다. 윤요섭은 "1군에 못가도 좋습니다. 2군에서라도 포수로 뛰고 싶습니다"라고 배수의 진을 쳤다. 코칭스태프의 OK 사인이 떨어졌다. 그렇게 이를 악물었다. 윤요섭은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훈련 뿐 아니라 밤새워 경기 영상을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포수는 공부를 해야 하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쟁이 나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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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시즌 포수로 어느정도 적응을 마친 윤요섭. 2013 시즌을 앞두고 LG의 주전 포수 자리는 윤요섭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조윤준과의 경쟁이었는데 타격 실력이 더 뛰어난 윤요섭이 조금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던 중 윤요섭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렸다. 현재윤이 영입된다는 것이었다. 윤요섭은 "선수단 내부에서는 이미 구단이 포수를 찾는다는 얘기가 돌아 어느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다"며 "갈등이 많이 됐다. 캠프에서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다. 나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또다시 내 위치에 대한 고민을 하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방망이에는 자신이 있으니 포수 포지션을 포기하고 타격에만 집중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다"고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그렇게 시즌이 시작됐다. 예상대로 현재윤이 주전으로 나섰다. 그와중에 현재윤이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했다. 동료의 부상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윤요섭에게는 심기일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또다시 넥센에서 최경철이 넘어왔다. 윤요섭에게는 결국 '나를 믿지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윤요섭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는 "누가 오더라도 나는 지금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오히려 들었다. 주변에서 안된다, 안된다 하니 더 부딪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경쟁을 이겨내고 이제는 어엿한 LG의 안방마님이 됐다. 윤요섭은 "아직 모든게 부족하다. 하지만 시합을 뛰다 보니 경기운영과 볼배합은 점점 나아지는게 느껴진다. 자신감 만큼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잃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요섭은 진짜 포수라는 얘기 듣고 싶다"

윤요섭은 요즘 신이 난다. 사실상 혼자 지켜내야 하는 포수 자리. 어떤 선수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윤요섭은 시합을 뛰는 자체가 마냥 즐겁고 신난단다. 체력 걱정을 하는 김기태 감독에게 "몇 백 경기도 뛸 수 있으니 걱정마십쇼"라고 당당히 얘기하기도 했다.

윤요섭이 힘을 낼 수밖에 없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LG 투수들이다. 윤요섭은 "밖에서 보시는 분들은 모르겠지만 투수들이 정말 열심히 경기를 준비한다. 단순히 공을 던지는 훈련만 하는게 아니다. 상대에 대한 분석, 공부를 하느라 바쁘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는 투수들을 보면 내가 방해가 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이유는 사랑스러운 아내 때문이다. 윤요섭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6세 연하의 아내 오지연씨(25)와 결혼식을 올렸다. 윤요섭은 포수로의 변신을 위해 신혼여행도 포기한 채 훈련에 임했다. 그런 남편을 말없이 지지해준 아내 오씨였다. 그는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내조를 해주는 아내는 내가 야구를 열심히 해야하는 단 하나의 이유"라고 밝혔다.

요즘 같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것이다. 하지만 야구 욕심이 넘치는 윤요섭은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 지금까지 느껴왔던 설움을 스스로 떨쳐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윤요섭은 "다른 포수들이 실수를 하면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말이 나올 때 내가 같은 실수를 하면 '윤요섭은 이래서 안돼'라는 말이 나왔다"며 "포수로서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 '저 선수는 진짜 포수'라는 얘기를 꼭 듣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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