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토픽감 아닌가?"
삼성 박석민은 '그라운드의 개그맨'으로 불린다. 의도한 행동은 아닐지라도, 재밌는 플레이를 많이 한다. 마치 만화 캐릭터 같다.
타격을 할 때 특히 그렇다. 타격을 한 후 배트를 자주 놓친다. 그라운드뿐 아니라 덕아웃까지 이 배트가 날아들어 동료 선수들을 자주 당혹케 한다. 게다가 헛스윙을 한 후 한바퀴를 팽그르 도는 경우가 많다. 몇해전에는 타격 준비를 하다 허리띠가 끊어지는 보기드문 코미디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박석민의 이른바 '회오리 타법'이 일을 냈다. 14일 LG전에서 4회 한바퀴 빙그르르 도는 타격으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날린 것. 본인도 멎쩍었는지 배트를 들고 1루까지 달리는 또 하나의 웃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15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마산구장에서 만난 박석민은 "꼭 한번은 한바퀴 돌면서 홈런을 쳐보고 싶었다"면서도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어떻게 그런 자세에서 홈런이 나올까 놀랐다. 처음에는 파울인 줄 알았다. 해외 토픽감이다"라며 제자의 '기행'에 웃음을 던졌다.
사실 타격 후 자세는 무척 중요하다. 하체와 상체가 잘 조화돼야 좋은 타구가 나온다. 그런데 타격을 하고 한바퀴를 돌았다는 얘기는 하체가 아닌 상체 위주로 홈런을 날렸다는 얘기다. 폼은 결코 좋지 못했지만 박석민의 타격 능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뜻도 된다.
류 감독은 "롯데 전준우가 몇달전 자신 있게 타격을 하고 홈런 세리머니를 했다가 맞바람에 이 공이 잡히며 황당한 표정을 지은 것이 메이저리그 사이트에도 나오며 큰 화제가 되지 않았나. 그 어떤 선수도 하기 힘든 박석민의 홈런 장면도 게재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웃었다.
이 홈런으로 타격감을 찾아서였을까, 박석민은 이날 경기에서도 아치를 그려냈다. 2회 첫 타석에 나와 NC 선발 이재학의 초구에 특유의 '회오리 타법'으로 한바퀴 돌며 웃음을 준 후 2구째 바깥쪽 높은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125m짜리 대형 솔로포를 날렸다. 이 홈런으로 6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이라는 대기록도 함께 세웠다.
창원=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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