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 교체 기준은 감독마다 조금씩 다르다.
투구수를 중요시 하는 감독이 있는가 하면, 오로지 경기 내용만을 보는 감독도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라도 선발투수의 한계 투구수는 보통 100~120개로 제한된다. 한화는 지난 20일 대전 롯데전에 외국인 투수 이브랜드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브랜드는 5⅔이닝 동안 6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올시즌 들어 몇 번 안되는 호투를 펼친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브랜드는 6회 들어 투아웃까지는 잘 잡았으나 박종윤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강민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1,2루에 몰린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응용 감독의 결단이었다. 팀이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점이라도 더 내줄 경우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브랜드의 투구수는 88개 밖에 되지 않았다. 투구수 자체만 놓고 볼 때 6회는 물론 7회에도 던질 수 있는 분위기였다. 더구나 이브랜드는 올시즌 100개 이상 던진게 10번이나 되며, 최대 130개까지 던진 적도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인내는 거기까지였다. 21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이브랜드는 항상 5,6회가 좋지 않았다. 4회까지는 잘 막다가 5,6회가 되면 맞는다. 그게 한계다. 더 놔뒀다가는 팀은 물론 본인에게도 손해다"라며 잘라말했다. 지극히 당연한 교체 시점이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의 말대로 실제 이브랜드는 초반보다는 중반 이후 흔들리는 스타일이다. 지난 7일 청주 SK전에서는 4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하다 5회 한꺼번에 6점을 내주기도 했다. 이브랜드는 1~3회까지 피안타율이 2할6푼6리지만, 4~6회에는 3할2푼8리나 된다. 김 감독의 지적대로 경기 중반 난조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브랜드에 이어 등판한 김광수가 6회 위기를 넘기고 7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으니 김 감독의 투수 교체는 적절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21일 열린 롯데전에서는 양상이 달랐다. 에이스인 바티스타가 선발로 등판했으나, 1회부터 난조를 보이며 조기 강판하고 말았다. 이브랜드가 1회 1점, 2회 3점, 3회 2점을 내주자 김 감독은 더 이상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3이닝 동안 7안타와 4사구 4개를 내주며 6실점을 했으니, 기회를 주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수비 실책 때문에 자책점은 3개에 불과했지만, 바티스타의 구위와 제구력은 모두 엉망이었다. 주무기인 직구의 구속도 140㎞대 중반에 머물렀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왼손 윤근영이 6회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내용이 좋지 않으면 무조건 바꾼다. 이것이 한화에서 행하는 김응용 감독의 투수 교체 원칙이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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