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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삼성-두산전을 앞둔 대구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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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선발 투수로 나와 패전의 멍에를 안은 두산 투수 노경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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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노경은이 류 감독이 앉아 있던 삼성 덕아웃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노경은의 인사를 받은 류 감독은 "아이고, 얼마나 힘들겠노"라며 혼잣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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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단독 선두를 탈환한 삼성도 '제 코가 석자'라서 남의 처지를 봐주고 할 입장이 아니다. 그래도 동업자 처지에서 노경은의 쓸쓸한 표정을 보니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던 게 인지상정이다.
삼성 코치로 일할 때 원정경기를 갔다가 그 선배를 만난 류 감독은 "성적이 나쁜 팀의 코치로 일하는 게 얼마나 가시방석이고 괴로운 일인지 모르겠다는 선배의 하소연을 들었다"면서 "하위팀 구성원들의 속앓이는 상상하는 이상이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꼈다"고 말했다.
그래서 류 감독은 상대적으로 하위팀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일부러 자세를 낮춘단다.
류 감독은 코치 시절 4강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게 2009년 1번 뿐이고, 선수 시절에는 딱 2차례 그런 경험을 했단다.
따라서 하위팀의 애환을 절절하게 느껴볼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이른바 잘나가는 강팀 삼성의 감독이 되어서 '역지사지'의 교훈을 각별하게 되새기는 중이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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