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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코미디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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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침체를 겪었던 공개 코미디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KBS2 '개그 콘서트'의 독주체제 아래 이름 한번 알리지 못하고 폐지와 신설을 반복하던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코너 개발과 분위기 쇄신을 통해 새로운 동력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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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웃찾사'는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박은지를 영입해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지난 6월 '사랑은…ing' 코너에 카메오 출연해 예능감을 뽐냈던 박은지는 1년간 '웃찾사'의 고정 멤버로 활약할 예정이다. 걸그룹 투아이즈의 정다은도 '웃찾사'의 인기 코너 '개투제라블' 멤버로 활약 중이다. 지난 4월 '개그 투나잇'에서 이름을 바꾸고 3년 만에 돌아온 '웃찾사'는 방송시간도 토요일 심야 시간에서 일요일 오전 10시 45분으로 옮겨왔다. '그때 그때 달라요', '행님아', '만사마' 등의 코너를 히트시킨 '웃찾사'의 브랜드 파워를 되살리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개그야' 이후 MBC가 3년 만에 선보인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에 빠지다'도 빠질 수 없다. 일요일 심야 시간대에 방송되는 탓에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MBC는 지난해 파업 중에도 공채 개그맨을 선발해 코미디 부활의 초석을 다졌고, 올해도 공채 개그맨을 선발하는 등 인적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출범 당시 박명수가 프로그램에 참여한 데 이어 근래에는 김경식과 이윤석이 각각 '섬마을 선생님'과 '두 이방인' 코너에 참여해 후배들을 지원하고 있다. 신인 개그우먼 맹승지가 MBC '무한도전'에 엉뚱한 리포터 역할로 출연해 스타로 떠오른 것도 '코미디에 빠지다'에 호재가 됐다. 맹승지가 개념 없는 톱스타로 변신해 발연기를 선보이는 '맹스타' 코너는 어느새 간판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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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방송을 끝으로 1개월 간의 휴식기에 들어간 tvN '코미디 빅리그'는 좀 더 공격적이다. 오는 9월부터 방송 시간을 일요일 야간으로 옮겨 '개그 콘서트'와 맞붙는다. 그동안 쌓아온 고정 시청층이 탄탄하고 출연 개그맨들의 면면이 화려해 '개그 콘서트'와 겨뤄볼 만하다는 평이다. '개그 콘서트'와 '코미디 빅리그'의 맞대결이 성사된다는 것만으로도 공개 코미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어 관계자들의 기대가 크다. 더구나 '코미디 빅리그'의 수장 김석현 PD는 CJ E&M으로 옮기기 전 KBS에서 '개그 콘서트'의 연출을 맡았던 터라 더더욱 이목을 끈다.

한때 시청률이 10% 중반대로 뚝 떨어지며 위기설에 휘말렸던 '개그 콘서트'도 '뿜엔터테인먼트' '남자가 필요 없는 이유' '두근두근' 등의 새 코너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tvN 'SNL 코리아'는 거침없는 풍자와 19금 유머를 내세운 콩트들을 선보이며 코미디의 부활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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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사진제공=SBS
방송사들이 다시 코미디 프로그램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이유가 뭘까. 관계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예능인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설명한다. 한 관계자는 "객석과 소통하며 현장감과 개그감을 키울 수 있는 공개 코미디 무대는 예능의 인적 자원이 되는 개그맨들을 성장시키는 기회가 된다"며 "코미디는 예능의 근간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경규,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컬투, 박미선, 박명수, 이휘재 등 손꼽히는 톱MC들은 오랜 시간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개그맨 출신이다.

최근에 버라이어티에서 활약하는 개그맨들이 대부분 '개그 콘서트' 출신이라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KBS2 '인간의 조건'에 출연 중인 김준호, 박성호, 김준현, 정태호, 허경환, 양상국은 지금도 '개그 콘서트'의 주축 멤버다. KBS2 '1박 2일'과 '우리동네 예체능'의 이수근, MBC '라디오스타'의 유세윤과 tvN 'SNL 코리아'의 안영미도 '개그 콘서트'에서 인지도를 쌓았다. '개그 콘서트'가 예능계에 우수한 인재를 공급하는 예능사관학교의 역할을 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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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가 중흥을 맞이하기 위해 또 하나 필요한 것이 바로 '시간 투자'다. 코미디는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져야 경쟁력이 생긴다. 그러기 위해선 개그맨들의 캐릭터가 자리잡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인내가 필요하다. 또 매해 공채 개그맨을 선발해 무대에 올리는 '개그 콘서트'처럼 MBC와 SBS도 인적 자원을 비축하려는 노력과 이를 위한 시간 투자가 있어야만 코미디의 안정적 인기가 가능해진다.

관계자들은 무엇보다도 편성 전략의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개그 콘서트'가 오랫동안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편성됐기 때문"이라며 "MBC와 SBS가 지금처럼 시청률 취약시간대에 코미디를 배치하고 자력으로 생존하기를 기대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두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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