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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106번-하의 57번, KIA 이동훈의 험난한 1군 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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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권 도약을 노리는 두산과 전날 패배를 설욕 하려는 KIA가 22일 잠실에서 다시 만났다. KIA 3회초 무사 1루, 윤완주의 내야 땅볼때 1루주자 이동훈이 병살을 막기위해 두산 2루수 허경민의 송구를 결사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타자주자 윤완주는 1루에서 세이프 됐다.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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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가 106번? 바지는 또 57번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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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의 등번호는 보통 입단할 때 신인이 선호하는 것으로 결정된다. 물론 예외는 있다. 이미 기존 멤버가 해당 번호를 점유하고 있을 경우에는 신인이 다른 번호를 택해야 한다. 또 다른 팀에서 이적해 올 때도 기존 멤버와 번호가 겹치면 서로 조율을 해서 한 명이 양보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선수들의 등번호가 결정되는데, 보통은 1번에서 70번 사이의 번호가 대부분이다. 70번대 이상은 코칭스태프의 몫인 경우가 많다. 0번은 거의 선택하지 않는데, 22일 기준 1군 멤버 중에는 무려 3명의 선수가 등번호 '0'을 달고 있다. SK의 김강민과 넥센의 유재신, 그리고 삼성의 성의준이 '0'번 선수들이다. 특이하게 90번대 이후의 번호를 택한 경우도 있다. 이적생이거나 2군 출신인 경우다. LA다저스에서 맹활약 중인 류현진은 한화 시절 입단 때부터 99번을 달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어쨌거나 현역 1군선수와 코칭스태프를 모두 통틀어도 대개는 두 자릿수 번호대로 등번호를 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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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보기 드물게 세자릿 수 등번호를 단 선수가 등장했다. KIA 외야수 이동훈(24)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올해 신고선수로 입단한 이동훈의 등번호는 '106'이다. 아무래도 정식 등록선수가 아닌 신고선수이다보니 세 자릿수 등번호를 쓸 수 밖에 없었다. 세 자릿수 등번호, 실질적으로 '신고선수'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런 이동훈이 요즘 1군 무대를 누비고 있다. KIA가 시즌 막바지 새로운 선수들을 기용해보며 리빌딩을 준비하는 와중이라 이동훈도 기회를 얻은 것이다. 지난 19일 광주 넥센전에 앞서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된 이동훈은 이날 대수비로 처음 1군 무대에 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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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20일 역시 교체멤버로 나와 7회와 9회에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섰는데,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더니 21일과 22일 잠실 두산전에는 당당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21일에는 볼넷 1개를 얻어내며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는데, 22일에는 5회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골라내더니 후속 윤완주와 이홍구의 연속 안타에 힘입어 홈을 밟아 프로 데뷔 첫 득점에 성공했다. 이에 앞서 2회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유격수 쪽 내야 안타를 기록해 생애 첫 1군 경기 안타까지 달성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106'번 등번호도 색달랐지만, 유니폼 바지에 새겨진 번호가 상의와는 또 달랐던 것. 이날 이동훈은 57번이 새겨진 유니폼 하의를 입고 나왔다. 이는 올해 신인 외야수 최준식의 바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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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동훈은 최준식의 바지를 입고 나왔을까. 그 배경에는 신고선수 출신이었다가 1군에 갑자기 올라오게 된 속사정이 있었다. 아무래도 신고선수이다보니 유니폼 하의가 부족했던 것이다. 전날에는 자신의 바지를 입었지만, 이틀 연속 선발 출전을 하게되면서 입을 경기용 바지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최준식의 유니폼 하의를 빌려입게 된 것이다. 그나마 유니폼 하의에 있는 번호는 옆구리쪽에 조그맣게 달려있어 크게 표시가 나지 않았다. 이래저래 이동훈은 단단히 1군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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