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의 세계 무대 진출권을 확보한 한국농구. 그 중심에 경희대 특급 가드 김민구가 있었다.
농구에 대한 꺼졌던 관심을 되살리는 데 일조한 앙팡 테리블. 그는 동기생 김종규와 함께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의 최대 관심사였다. 누가 어느 팀으로 뽑히느냐에 대한 폭발적 관심. 결과적으로 1순위는 김종규에게 돌아갔다. "아쉽다"는 김민구의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빅맨이 필요했던 LG가 1순위권을 확보했기 때문.
김민구는 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KCC에 지명됐다. 한국농구의 전설 허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 하지만 대표팀에서 긴박한 순간 거침 없이 슛을 날리던 승부사 김민구는 당찼다. 단상에 올라 "제2의 허재가 아닌 제1의 김민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뒤늦게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허 재 감독은 껄껄 웃으며 "그 순간 2라운드 순번을 상의하고 있어 못 들었다. 그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얘기한다는게 좋은 것 아니겠느냐. 그 정도 마음가짐이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 평가했다.
김민구의 당찬 각오. 진심이었다. "허재 감독님과 함께 뛰게 된 것 엄청난 영광이죠. 제가 꼭 뛰어 넘고 싶은 롤모델이고, 제1의 김민구가 되고 싶어요. 그러면 누구나 인정하는 선수가 되는 거니까…. 감독님 레이저 빔도 맞으면서 커나가야죠."
살아있는 눈빛과 다부진 표정. 어머니가 "승부근성과 욕심이 많다"고 평가할만큼 그는 농구에 관한 한 욕심꾸러기다. 1~3번이 모두 가능한 올라운드 플레이어. 프로에 가면 교통정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여러 분들이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저는 생각이 많이 달라요. 초등학교부터 저는 한가지만 하기 싫었어요. 여러 포지션 소화하려고 노력하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요. 슈터가 필요할 때 슈팅하고, 가드가 필요할 때 리딩할 수 있도록 더 많이 채찍질을 당해야겠죠." 한국농구의 국제 경쟁력이란 측면에서 김민구의 욕심(?)이 든든하게 느껴진다. 김종규와 선의의 경쟁도 두 선수를 프로무대에서 업그레이드시키는 원동력이 될 전망. "궁극적으로 다 이겨야겠죠. 그 밑에 당연히 김종규도 있어요. 이제 우리는 적이니까요."
잠실학생체=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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