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원래 꿈이 무엇이었나요?
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갈 때 신은경 선배가 쓴 '9시 뉴스를 기다리며'라는 책을 봤어요. 그 때 꿈이 생기더라고요. 여자 직업으로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는 지금하고 분위기가 많이 달랐어요. 여자라는 성이 한계가 있었고요. 여자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일을 하지 못하는 그런 시대의 분위기였어요. 하지만 아나운서는 달랐어요.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펼쳐보일 수 있는 멋진 직업으로 보이더라고요.
박- 아나운서를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있으세요.
최- 네. 많이들 물어보는데요. 저는 책을 읽으라고 해요. 책으로 인해서 마음에 뿌려진 꿈의 씨앗은 누가 뽑아도 뽑아지지 않더라고요. 저도 그랬어요. 아나운서로 꼭 일해보고 싶었거든요. 그 전에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 있잖아요. 그래서 방송 일을 먼저 경험해보고 싶어서 교회에서 만난 PD에게 아르바이트를 구했죠. 저는 출연은 생각도 못했고, 자료조사나 섭외,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출연 기회가 덜컥 왔어요. 비어있던 교육방송 리포터 자리에서 오디션을 보라고 연락이 왔고, 갔는데 합격을 하게 된 거죠. 또 리포터를 하다가 아침방송 MC까지 맡게 됐어요.
박- 사실 인상이 아침방송과 어울려요.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요.
최- 감사합니다. 이 인터뷰를 하니까 '힐링'이 됩니다.
박- 교육방송 일로 시작할 때가 대학생 때였던거죠.
최- 그랬죠. 그렇게 일을 하는데 방송사 아나운서 공채 시험 일정이 나왔어요. 근데 집안에서고, 주변에서 아나운서 시험을 본다고 하니까 다 말렸었죠. '아나운서 시험보다가 떨어지면, 떨어진 애라고 아무도 안써준다'고 걱정했었죠. 근데 전 확고했어요.
박- 이미 마음의 씨앗이 온 몸으로 뿌리를 내렸나보네요.
최- 내가 방송을 시작한 것은 아나운서로서 터를 닦고 싶었던 것이고, 시험을 본다. '내 원래 꿈은 아나운서였으니까'란 생각이 있었던 거죠.
박- 그 때 2군데 합격했잖아요.
최- 네. M본부랑 K본부에서 합격 연락이 왔었어요.
박- 경쟁률이 어땠죠?
최- K 본부는 더 많았고요. M 본부가 860대 1이었어요. 지금은 1000대 1이니까 그래도 낮은 편이죠. 한 1600명 정도 왔어요.
박- K본부가 아닌 M본부를 선택한 것은 돈을 더 줬나요?
최- 아뇨. 그게 아니라 프리랜서로 있을 때 CF가 들어왔어요. 그때 너무 어리고, 몰라서 계약서를 꼼꼼히 보지 못했어요. 방영 기간만 생각했어요. 근데 '다음 모델을 찾을 때까지는 그냥 틀어도 좋다'는 문구가 있었던 것이죠. 계약 기간이 6개월인가 했었는데, 그 기간을 생각 못하고, 아나운서 시험을 봤던거죠.
박- 그 CF가 뭐였나요?
최- 치약 CF 였는데, 너무 제가 예쁘게 나와서 아직도 휴대전화에 가지고 다닐 정도에요. 하지만 그 CF가 제 인생의 발 목을 잡은거죠.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나님을 원망했었던 것 같아요. 이럴거면 왜 나를 시험을 보게 했나. 근데 그 때 K본부의 아나운서 시험이 더 빨랐고, 합격 통지를 받고나서도 해결이 안되니까, 결국 M본부꺼를 보다가, M본부에서 CF를 내리기까지 여유를 주면서 입사할 수 있었어요.
박- M본부가 운명이었나보네요.
최-네. 그랬나봐요.
(3편에 계속)
정리=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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