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사태다. 박기원 한국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이 경기 도중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박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5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함단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중국과 제17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4강 경기를 치렀다. 사고는 2세트 발생했다. 5-3으로 앞서 있던 상황에서 중국이 공격을 시도했고 공은 아웃 라인을 벗어났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한 주심은 '인(in)'을 선언했다. 흥분한 박 감독은 주심의 잘못된 판정을 지적하기 위해 코트 쪽으로 다가섰다. 운이 없었다. 코트 가장자리 경사진 부분에 왼쪽 다리가 걸린 박 감독은 힘없이 쓰러졌다.
경기는 중단됐고 박 감독은 팀닥터로부터 응급처치를 받았다.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팀닥터는 2세트가 끝난 뒤 박 감독을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정밀검사 결과 박 감독은 왼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현지 의료진은 박 감독에게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박 감독이 거부했다. 이란과의 결승전을 지켜본 뒤 선수단과 함께 입국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수술 역시 한국에서 받을 예정이다.
심범수 팀닥터는 "감독님이 수술을 원치 않고 있다. 선수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대회 일정을 소화할 생각인 것 같다"며 "수술은 한국에 입국한 뒤 받겠다고 했다. 왼쪽 다리를 고정시켜 뒀으니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게 관리에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진통제를 복용한 상태라 큰 통증은 없다"며 "일정은 기존과 동일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단 결승전에서 내가 감독직을 수행할 수 있을 진 모르겠다.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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