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거의 대부분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오류, 즉 '버그'가 존재한다. 그래서 프로그래머들은 이 버그를 잡아내기 위해 프로그램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실행해보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통해 이론적인 프로그램이 현실적으로 구동될 때 나타나는 문제점을 고쳐나간다. 그 과정을 모두 거친 뒤에야 비로소 완성된 프로그램이 탄생한다.
결국 완성이란 오류를 인정하고 이를 수정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야구 KIA에는 그 동안 이런 과정이 부족했다. 결과는 최근 2년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나타났다. 이제는 팀 운영 프로그램에 숨겨진 오류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 오류를 수정하고 더 나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훈련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KIA가 벗어나지 못한 굴레가 있다. 바로 '선수들의 연쇄부상'이었다. 그 과정은 이렇다. 일단 다른 팀에 비해 월등히 많은 부상자가 생긴다. 또 얇은 선수층으로 인해 주전의 부상이 곧 급격한 전력 저하로 이어졌다. 결과는 성적 추락이다.
이런 연쇄작용은 2009년 우승 직후부터 나타났다. 결국 2011년에는 전반기를 1위로 마치고도 후반기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4위로 마감해야 했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전임 조범현 감독의 관리하에 있던 시기다. 2011시즌을 끝으로 감독이 교체되면서 팀의 운영 프로그램도 바뀌었다.
2012시즌을 앞두고 선동열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다. 선 감독은 과거 삼성 감독 시절부터 선수들의 부상이 전력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 지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트레이닝 파트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부임과 함께 과거 삼성 시절 함께 있던 하나마쓰 트레이닝 코치를 영입했다. 또 광주구장의 인조잔디가 부상을 유발하기 쉽다는 점을 지적하며 구단에 천연잔디로 바꿔줄 것을 요청했다.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민하던 구단도 이를 수락했다.
이렇듯 부상 방지를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얼핏 보면 매우 안정감있게 짜여진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선수들의 부상이 반복됐다. 2012년에 이어 올해도 KIA는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고생해야 했다.
이쯤되면 선수관리나 트레이닝 혹은 훈련 프로그램의 어딘가에 숨겨진 오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 감독은 부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훈련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마무리 캠프나 스프링캠프를 통해 충분히 훈련량을 쌓아두면 부상을 쉽게 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확실히 설득력이 있는 이론이다. 팀 훈련을 많이 시켰던 김성근 전 SK 감독이나 조범현 KT 감독도 이런 이론을 팀에 적용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이론이라 해도 늘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건 아니다. 팀의 사정에 맞아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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