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의 만능열쇠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다.
그의 위치에 따라 팀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결정된다. 홍 감독은 지난 아이티전과 크로아티아전을 통해 구자철을 최전방부터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차례로 실험했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구자철에 대한 홍 감독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 자신의 축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애제자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다.
12일 열리는 브라질전에서 구자철은 기성용(선덜랜드)의 파트너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개인기량이 뛰어난 브라질 선수들을 상대하기 위한 맞춤형 카드다. 구자철은 압박 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공격전환시 압박에서 벗어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기성용을 축으로 구자철은 전방부터 후방까지 다양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자철과 기성용은 10, 11일 훈련에서 내내 짝을 이뤘다. 둘은 올림픽 대표팀과 A대표팀에서 수차례 호흡을 맞췄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높다. 기성용을 축으로 구자철은 나란히 서기도 하고, 앞선으로 전진하기도 했다. 구자철의 움직임에 따라 미드필드는 플랫 형태 혹은 다이아몬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해졌다.
홍 감독의 구자철 시프트는 득점력 가뭄 해소를 위한 해법이 숨어 있다. 기성용과 구자철의 좌우에는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이 포진했다. 모두 경기를 만들어가는 과정 뿐만 아니라 마무리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들이다. 홍 감독은 손흥민-기성용-구자철-이청용으로 하여금 공격수 없이 4명이서 볼을 이어받고 마무리까지 짓는 훈련을 반복시켰다. 홍 감독은 현재 김보경(카디프시티) 카드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김보경이 투입될 경우 포메이션은 4-2-3-1, 김보경이 빠질 경우에는 4-4-2 포메이션이 유력하다. 원톱일 경우 지동원(선덜랜드)이, 투톱일 경우에는 지동원-이근호(상주)가 출격할 예정이다. 어떤 형태가 됐던 구자철은 공수에서 모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구자철은 볼프스부르크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때로는 득으로, 때로는 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분명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홍 감독의 신뢰를 한몸에 받고 있는 구자철의 브라질전 활약은 최고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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