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24·볼프스부르크)은 다재다능하다.
미드필드 전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수비형 미드필더부터 좌우 날개, 섀도 스트라이커까지. 최근에는 원톱 역할까지 해냈다. 그의 다재다능함은 때로는 독으로, 때로는 득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명보호에서 구자철의 역할은 명확하다. 공격수다.
홍 감독은 유럽파를 발탁한 이래 구자철의 포지션을 포워드로 정했다. 지난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잠깐 기용되기도 했지만, 홍 감독의 마음속에 구자철은 공격자원이다. 홍 감독은 2009년 이집트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올림픽을 함께 한 애제자의 사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경기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돌파와 슈팅력이 실종된 모습이다. 구자철은 12일 브라질전에서도 최전방과 중앙을 누볐지만,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물론 압박에 있어서는 만점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중앙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누비며 상대가 쉽게 전진하지 못하도록 충실히 압박을 했다. 브라질이 이렇다할 공격력을 보이지 못한 것은 후방 공격작업을 방해한 구자철의 1차저지가 큰 몫을 차지했다. 그러나 공격에서는 다르다. 잦은 패스미스와 키핑실수로 흐름을 끊었다. 무엇보다 과감히 중앙쪽으로 침투를 하지 못하다보니 측면 자원들이 중앙에 볼을 넣는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최근에는 자신감도 다소 떨어진 모습이다.
해법은 역시 골이다.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었던 지난 아이티전을 제외하고 마지막으로 골맛을 본 것은 지난 1월 21일 뒤셀도르프전이었다. 9개월 가까이 필드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공격을 이끌고 있는 구자철에게는 좋지 못한 기록이다. 사실 구자철은 스피드, 파워 등에서 특출난 모습을 보이는 선수는 아니다. 특유의 자신감과 센스, 노력을 통해 커버하는 스타일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지난 아시안컵과 런던올림픽에서 자신감 넘치는 구자철이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를 확인했다.
구자철은 말리전에서도 섀도 스트라이커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보경이 지난 브라질전에서의 활약으로 자신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말리전은 구자철에게도 중요한 경기다. 이제는 한방을 보여줘야 한다. 본인을 위해, 나아가 홍명보호를 위해서 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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