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은 영원히 역사에 남지만, 2등은 곧 잊혀진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 오른 FC서울과 광저우 헝다(중국), 1등과 2등의 갈림길에 있다. 서울은 3일(한국시각) 이란 원정에서 험난한 벽을 뚫고 결승 진출의 대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끝은 아니다. 새로운 시작이다. 더 큰 고개가 남았다. 정상을 정복해야 꿈은 이루어진다. 창단 후 첫 ACL 우승과 함께 환희의 K-리그 역사를 이어가게 된다. 반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면 그동안 쌓아온 공든탑은 모래성처럼 사라지게 된다.
고삐를 더 바짝 죄야 할 시점이다. 결승 진출에 도취돼 있어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흐름이 다소 느슨한 것이 사실이다. 서울은 결승 진출 후 치른 두 차례의 클래식 경기에서 1무1패를 기록했다. 인천과 득점없이 비긴 후 라이벌 수원에 0대2로 패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했다. 좋은 흐름을 유지하지 못한 것은 뼈아프다. 살인적인 일정과 데얀, 아디의 공백을 뛰어 넘지 못했다.
수원전 후 선수들은 사흘간 꿀맛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A매치에 차출된 데얀과 고요한 윤일록은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고요한과 윤일록은 16일 복귀하고, 몬테네그로대표인 데얀은 17일 귀국한다. 아디가 부상에서 돌아온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서울은 20일 전선에 다시 뛰어든다. ACL 4강전으로 연기된 울산과 홈경기를 치른다. 광저우와의 결승 1차전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더 이상 여유를 부릴 공간은 없다. 무승의 늪에서 탈출해야 1차전까지 반전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연승 DNA'를 다시 깨워야 한다. 올시즌 클래식에서 8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한 서울은 시즌 중반 7연승으로 단번에 선두권 경쟁에 가세했다.
K-리그에서도 승리는 절실하다. 서울은 최근 우승 경쟁에서 한발짝 밀려나 있다. 4위(승점 51)를 유지하고 있지만 1, 2위 포항(골득실 +17)과 전북(이상 승점 56·골득실 +16), 3위 울산(55점)과의 승점 차가 4~5점으로 벌어졌다. 5위 수원(승점 50)은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포항이 2경기, 전북, 수원이 1경기를 더 치렀지만, 울산과의 정면 충돌이라 어디로 튈지 모른다.
울산은 지난 시즌 아시아 정상에 올랐지만 K-리그에서 5위를 차지해 ACL 진출에 실패했다. 거울로 삼아야 한다. 명문 구단의 척도는 우승도 좋지만 매시즌 꾸준하게 ACL에 진출하는 것이다. 1장의 ACL 티켓이 걸린 전북과 포항의 FA컵 결승전이 변수지만 기본적으로 1~3위에게 ACL 티켓이 돌아간다. FA컵 우승팀이 1~3위에 포진할 경우 4위에도 ACL 진출의 행운이 주어진다.
지난해 K-리그 챔피언 서울, 올시즌 이룬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마침표를 찍을 날이 멀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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