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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빨아들인' 한국영, 말리전도 빛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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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은 14일 정오 파주 NFC 가진 인터뷰에서 "가능한 선수 내에서 조합이 좋았던 부분과 좋지 않았던 부분을 가늠해 나가고 있다. 브라질전에 비해 크게 변할 것 같지 않다."며 선발 라인업에 대한 윤곽을 드러냈다. 이 중 가장 기대되는 건 단연 한국영. 부상 탓에 2012 런던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이 선수는 성인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곤 했는데, 이번 브라질전에서야 그 진가를 제대로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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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압박을 풀어헤친 뒤 패스의 줄기를 뽑아냈다. 방향을 크게 전환해 공격의 무게중심을 이동시켰고, 볼을 돌리며 경기의 흐름을 조율했다. SNS 파동 이후 처음 대표팀에 모습을 드러낸 기성용의 무게감은 확실히 묵직했다. 이 선수를 브라질까지 데려간다고 하면 이제는 또다시 '기성용 짝 찾기' 작업을 시작할 때다. 최종예선을 거치는 동안 계속된 문제 풀이는 아직 정답을 내지 못했다.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은 김두현(1R 카타르전), 김정우(2R 레바논전), 하대성(3R 우즈벡전), 구자철(5R 카타르전)을 짝으로 삼았으나 아쉬움이 남았고, 그나마 4차전 이란 원정에 나선 박종우가 런던 올림픽에서의 느낌을 살려 가장 잘해낸 편이었다.

기성용의 수비력이나 수비 범위가 최고치를 찍지 못했던 게 사실, 대표팀엔 이 선수가 후방 플레이메이킹에 집중할 수 있게끔 도와줄 자원이 절실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영의 기용은 꾸준히 주장돼왔고, 브라질전은 완벽한 증명의 무대가 됐다. 특히 상대 1.5의 파괴력이 강할 때, 최전방 공격수와 미드필더 사이의 연계 플레이를 끊어낼 타입의 선수는 상당한 메리트를 지닌다. '이청용-한국영-이용'으로 구성된 삼각 체인 중 핵심 역할을 한 한국영은 네이마르를 꾸준히 견제했고, 보다 높은 선에서 수비적인 승부를 보며 마르셀로가 치고 올라올 루트도 없애버렸다. 홍명보호가 페널티박스 근처로의 진입을 많이 허용하지 않은 것도 한국영의 수비력 덕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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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중계화면 캡처
수비 라인을 커버하는 움직임도 좋았다. 이용의 수비 퍼포먼스는 준수했는데, 간혹 홍정호와의 사이 공간이 벌어져 문제가 될 때도 있었다. 여기에서 기성용 대신 한국영을 오른쪽에 배치한 효과가 나타난다. 캡처 화면 ①은 오스카를 견제하던 이용 대신 홍정호가 측면으로 나오면서 조를 마킹하고, 이용이 다시 뒤로 물러나는 장면이다. 이 과정에서 두 선수의 동선이 다소 겹쳤고, 자유롭게 풀린 오스카가 사이 공간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는데, 부지런히 쫓아간 한국영의 태클이 이를 끊어냈다. 이밖에 이용과 홍정호 사이로 파고드는 마르셀로를 깔끔하게 제압한 장면도 있었다. 당연한 커버처럼 여길지도 모르겠으나, 순간적인 집중력과 태클 능력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곧장 실점으로 이어질 아찔한 순간이었다.

볼의 흐름을 예측하고 미리 움직여 상대 공격을 빨아들이는 '청소기' 역할도 훌륭했다. ?②의 장면이 대표적인 케이스. 루카스 레이바의 패스를 받은 에르나네스는 손흥민의 접근을 느끼고 퍼스트 터치를 앞쪽의 빈공간으로 했다. 이를 인지해 가장 먼저 접근한 것이 한국영이었고, 그 지점에서 볼을 탈취해 공격 전환을 이뤄냈다. 참고로 이 장면이 나온 시간대는 후반 33분이었는데, 왕성한 활동량(12.2km으로 양 팀 통틀어 1위)으로 공간에 대한 본인의 영향력을 후반 막판까지 유지한 건 기가 막혔다. 이후 '모세의 기적' 마냥 대지를 가르는 전진 스루패스는 없었어도, 착실히 동료에게 전달하며 흐름을 이어갔다. 런던 올림픽을 같이 준비했던 동료 오재석은 브라질전 뒤 "한국영이요? 걔는 진국이에요."라며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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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의 맹활약으로 중원 대결은 더없이 뜨거워졌다. 지금껏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아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한 자원은 하대성, 이명주, 박종우, 구자철, 기성용, 한국영. 해당 진영을 전문적으로 맡을 선수만 추려도 누군가는 경쟁의 과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할 스쿼드다. 그 중 본선에서 마주할 여러 상황에 대비해 최대한 다양한 무기를 손에 쥐고 갈 홍명보 감독의 입장을 고려하면 수비에 특화된 한국영의 경쟁력은 상당히 높은 편. 일단 오늘 저녁 말리전에서 '브라질을 빨아들인' 포스를 다시 한 번 발산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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