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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석 대표 "실책-주루미스 코칭스태프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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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 경기는 두산이 넥센에 13회 연장 끝에 8대5로 승리 했다.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는 넥센 선수들.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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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더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 책임은 코칭스태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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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에서 먼저 2연승을 하고도 3연패. 두산 베어스에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내준 넥센 히어로즈를 두고 "아쉽지만 그래도 잘 했다"는 위로의 말이 쏟아진다. 모기업의 지원없이 팀을 운영하는 야구전문기업 히어로즈는 올시즌 한국 프로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꿔놨다. 오랫동안 일부 몇 개 구단이 독점했던 상위권 구도를 깨트리고 출범 6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싸워 3위로 가을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1,2차전을 잡고 내리 3연패, 허탈하게 물러섰다. 많은 이들이 히어로즈의 선전에 박수를 보내고 있으나, 이장석 히어로즈 구단 대표는 "팬들이 격려 차원에서 그만하면 잘 했다고 하는데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올해 이룬 성과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야구의 수준을 걱정했고, 반성을 입에 올렸다. 그는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고맙다.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구단을 대표해서 팬들에게 좀 더 수준 높은 야구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우리가 내년 이맘 때 더 칭찬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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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잦은 수비실책과 주루 플레이 실수로 매끄럽게 경기를 끌어가지 못했다. 정규시즌 팀 실책 8위 히어로즈는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도 여전히 불안했다. 시즌 초반에만 해도 수비실책이 가장 적었던 히어로즈다. 그러나 페넌트레이스가 진행될수록 실책이 늘면서 발목을 잡더니, 준플레이오프까지 이어졌다.

이 대표는 "도루를 못 하는 팀인데 주루사가 너무 많고, 생각없는 플레이가 꽤 있었다. 선수의 실력과 연관이 있겠으나 코칭스태프가 반성하고 구단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고 했다. 건설적인 비판없이는 발전도 없다. 이 대표는 누구도 코칭스태프를 비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자신이 악역을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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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지난해 얻어낸 볼넷이 최하위였으나 올해는 나아져 다행이다. 하
채인석 화성시장(왼쪽)과 이장석 히어로즈 구단 대표가 26일 화성히어로즈베이스볼파크 공동 투자 협약서에 사인을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지만 에러가 많다는 건 포스트시즌 진출 업적과 다른 부분이라는 걸 코칭스태프가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코칭스태프가 책임져야할 부분을 명확히 집어준 것이다. 내년 시즌에도 올해와 같은 상황이 된다면 극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공개비판처럼 비쳐지는 걸 경계하면서 스스로 반성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포스트시즌 때 스몰볼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히어로즈와 베어스, 양팀이 좀 더 선이 굵은 야구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 유독 1점차 승부가 많았는데, 양팀 감독이 너무 1점에 매달리는 것 같았다. 3~4점을 낼 수도 있는 상황, 특히 1회 대량득점을 할 수 있는데도 1점에 매달리는 모습이었다. 팬들이 원하는 야구를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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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말리는 순위싸움이 이어졌던 시즌 막판 20경기와 포스트시즌 5경기. 중요한 시기에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가 갈렸다. 이 대표는 "25경기를 치르면서 어느 선수가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자기 몫을 해줄 수 있고, 그 이상을 해줄 수 있는 지 알게 됐다. 우리 팬들도 느꼈을 것이다. 자기 몫을 못 해준 선수까지 칭찬받게 해줄 수는 없다. 코칭스태프가 고생을 많이 했는데, 내년에는 조금 더 준비된 모습을 기대하고 싶다"고 했다.

염경엽 감독에 대한 평가는 후했다. 이 대표는 "사령탑 첫 해에 기대에 맞게 잘 한 것 같다. 내년에는 좀 더 진화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 대표에게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점수로 평가해 달라고 했더니, "정규시즌은 70점, 포스트시즌은 60점은 주기 어려울 것 같다"며 웃었다. 이 대표는 "70점이라면 좀 인색한 게 아니냐고 하실 분이 있을 것 같다. 100점은 없고 90점이 우승이라면 3위 정도가 70점 정도다. 사실 염 감독에게 70점 정도를 기대했는데 해냈다. 내 기준으로는 굉장히 좋은 점수다. 정규시즌은 칭찬을 받아야 하지만 솔직히 포스트시즌은 좀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2년차 언더핸드스로 투수 한현희를 이번 준플레이오프 구단 MVP로 꼽았다. 그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이겼다면 박병호가 MVP였을텐데, 졌기 때문에 투수쪽을 보게 된다. 내 마음 속의 MVP는 한현희다"고 했다.

2008년에 팀이 출범해 참 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6번째 시즌을 마쳤다. 그는 출범 첫 해인 2008년을 실수투성이었던 해, 2009년을 모욕과 굴욕의 해라고 회고했다. 2009년 히어로즈는 메인 스폰서가 계약을 파기하면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었다. 이 대표는 이 시기를 "우리팀 뉴스는 대다수가 언제 망하느냐는 내용이었다. 야구단인데 매일 돈 얘기만 나왔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쳤던 시기였다"고 했다.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3회초 두산 최준석이 넥센 강윤구의 투구를 받아쳐 재역전 중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홈런을 허용한 강윤구가 아쉬워하고 있다.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10.14/
2010년 넥센 타이어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한 히어로즈는 재정상황이 나아졌다.그는 "2010년 시즌을 마치고 나니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이는 것 같았다. 2011년에는 이제 성적으로 가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은 도약을 위한 준비의 시간이었던 셈이다. 이 대표는 올해를 "도약기의 중반기"라고 표현했다.

이 대표는 비야구인 출신이지만 타 구단 고위층과 달리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거쳐 선수 트레이드를 주도하고, 신인선수를 직접 뽑는다. 그런데 그동안 히어로즈의 선택은 대부분 잘 맞아떨어져 전력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한 박병호가 그랬고, 주전 3루수로 자리잡은 김민성이 그랬다. 야구인들은 이 대표의 해박한 야구지식에 놀라고, 선수를 보는 안목에 또 한번 놀란다.

이 대표는 "과학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어떤 선수를 보면 우리 팀에서 빛을 볼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온다. 당연히 통계와 기록 분석은 기본이고, 창의적인 데이터 해석이 필요하다. 이전에 공부했던 컨설팅의 툴이 도움이 되는 것 같고, 주인의식을 갖고 접근하는 것과 단순히 전문가 입장에서 다가가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5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6년 만에 세상밖으로 나온 히어로즈. 내년 시즌에는 어떤 모습으로 한국 프로야구에 자극을 줄 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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