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이지만 2만5500명의 관중이 꽉 들어찼다. 역시 LG와 두산의 잠실 라이벌전이었다.
LG와 두산이 13년 만에 펼치는 잠실의 가을야구. 포스트시즌에서 양팀이 만났다는 자체 만으로도 프로야구 최고의 이슈가 만들어졌다. 16일 열린 양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지켜보기 위해 2만5500명의 팬들이 잠실구장을 가득 채웠다. 평일이었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 탓에 야외 관전이 쉽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티켓은 일찌감치 동이났다.
이런 흥행에 미소를 지을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들. 플레이오프 1차전 만원관중이 되며 KBO는 이 1경기 만으로 7억6888만2000원의 입장 수익을 올렸다. 지금 분위기라면 양팀이 벌이는 5경기 모두 매진이 될 전망이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제외하고 매진을 성공시키지 못해 울상이던 KBO가 다시 활짝 웃을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KBO도 내심 LG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대진을 바라지 않았을까. 100% 흥행이 보장된 카드를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KBO는 넥센이 올라왔어도, 넥센이 올라와 만에 하나 연속 매진이 기록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수 있어도 괜찮았다는 반응이다. 이유가 있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 현장에서 만난 KBO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열기가 뜨거우니 주최측 입장에서 기분이 좋다"면서도 "넥센이 올라왔어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시리즈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이 관계자는 "당장 눈앞의 수익도 무시할 수 없지만 만약 넥센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면, 넥센이라는 구단이 진정한 프로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였다. 언제까지 팬층이 두텁지 못하다는 말을 들을 필요가 있을까. 프로구단이 팬을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이렇게 큰 무대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BO 입장에서는 당장의 입장 수익이 떨어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더 많은 잠재된 팬들이 넥센 야구를 보기 위해 목동구장, 그리고 전국의 많은 구장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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