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최초의 센터백' 홍정호(24·아우크스부르)가 첫 선발출전에 성공했다.
홍정호는 21일(한국시각) 홈구장인 SGL아레나에서 열린 볼프스부르크와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9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했다. 지난 살케04전 교체 출전이후 2경기 연속 출전이었다. 처음으로 경험한 것이 많은 경기였다. 분데스리가 데뷔 후 첫 선발출전이며, 첫번째 홈경기였다.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이 부상만 아니었더라면 코리안 분데스리거 맞대결도 처음으로 맛볼 뻔 했다. 팀은 홍정호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1대2로 역전패를 당했다.
마르쿠스 바인지를 아우크스부르크 감독의 홍정호에 대한 기대감과 신뢰를 읽을 수 있는 경기였다. 홍명보호에 차출된 홍정호는 브라질-말리와의 2연전을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손흥민(레버쿠젠) 박주호(마인츠) 등 코리안 분데스리거는 장거리 이동에 대한 피로를 이유로 9라운드에서 결장하거나 후반 교체투입됐다. 바인지를 감독은 홍정호에게 풀타임 기회를 줬다. 물론 클라반의 퇴장으로 인해 수비진에 빈자리가 생긴 이유가 있기도 하지만, 홍정호를 중심으로 수비라인을 빠르게 재편하겠다는 뜻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홍정호 활용법이 그 이유다. 홍정호는 공격 전개 능력이 뛰어난 수비수다. 바인지를 감독은 홍정호가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한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후방에서 이어지는 공격전개의 대부분을 홍정호에 맡겼다. 홍정호는 센터백임에도 팀에서 가장 많은 볼터치를 기록하고, 가장 많은 수의 패스를 주고 받았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에 따르면 홍정호는 90분 동안 총 71회 공을 만졌다. 수비진영에서 쟁취한 공은 대부분 홍정호를 거쳐서 측면 또는 전방으로 보내졌다. 패스 정확도도 높았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에 따르면 홍정호는 88%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했다. 단순히 윙백,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을 주고 받은 것이 아니라 과감하고 공격적인 패스로 윙어, 최전방 공격수들과도 교류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뒤지는 아우크스부르크의 주 공격방법은 역습이다. 수비진에서 공격진까지 빠르게 공을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홍정호는 이부분에서 바인지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공격만 빛난 것이 아니다. 수비도 견고했다. 분데스리가의 정상급 공격수인 이바야 올리치를 상대로 영리한 수비를 펼쳤다. 올리치는 몇차례 돌파를 시도했지만 홍정호를 넘지 못했다. 좋은 위치 선정과 빠른 판단, 강력한 일대일 마크 등 빼어난 수비력을 보이며 팀 수비진의 한 축을 무난히 담당했다. 홍정호는 이날 11.54km를 뛰며 측면 미드필더 안드레 한(12.57km), 토비아스 베르너(11.63km)에 이은 팀내 기동력 3위를 기록했다.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과 세트피스 헤딩골로 2실점을 했지만, 홍정호 개인의 경기력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경기 후 홍정호의 경기력에 4점을 줬다. 팀내 최고가 3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평가는 아니다.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도와 첫 선발-첫 홈경기에 따른 부담감을 감안하면 좋은 내용의 경기였다. 이번 활약으로 홍정호는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살케04전이후 현지 언론으로부터 '단테(바이에른 뮌헨)+마츠 훔멜스(도르트문트)'라는 호평을 받은 홍정호는 분데스리가 연착륙 중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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