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경완이 2군 감독으로 새출발했다. 박 감독은 23일 오전부터 인천 문학구장에서 2군, 3군 선수들과 함께 첫 훈련을 가졌다.
현재 인천에서 전국체전이 열리고 있어 스케줄짜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첫날 오전엔 웨이트트레이닝, 오후엔 인천 송도구장에서 훈련. 박 감독은 첫날 훈련 스케줄을 짜고 인터뷰를 하느라 바빴다.
박 감독은 오전 감독으로서 다시 만난 선수들에게 "지도자로서 처음이라 미흡한게 많을 것이다. 그래도 젊은 선수들답게 활기차게 하자. 나 역시 배우면서 하겠다"라고 했다. 선수들이 웨이트트레이닝과 실내 훈련을 하는 동안 취재진과 인터뷰를 했다.
사실 박 감독의 전격은퇴와 2군 감독 선임은 큰 화제가 됐다. 최근 3년 간 수술 등의 여파로 제대로 뛰지 못했던 박 감독이 시즌이 끝난 뒤 KT로 가지 않겠냐는 말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KT 초대 감독으로 조범현 감독이 선임되면서 박 감독이 스승인 조 감독 품에 안기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조 감독은 쌍방을 배터리 코치 시절에 무명의 박경완을 조련해 최고의 포수로 키웠고, SK 감독으로 박경완과 함께 했다.
박 감독 역시 알고 있었다. "조 감독님게서 KT 감독이 되시면서 나도 그런 얘기가 나오겠구나 생각했고, 실제로 주위에서 그런 말을 많이 하셨다. 아니라고 말하기도 지칠 정도였다"고 말한 박 감독은 실제로 KT로 가는 것에 대해 상상을 해봤다고 했다.
그는 "KT로 가게 되면 내년엔 2군에서만 뛸 것이고, 내후년에야 1군에서 뛴다. 그때면 내 나이가 44살이 된다"며 "그때 내가 그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그때도 뛸 수 있다면 SK에서 뛰어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내가 선수생활을 끝내야 할 곳이 SK라는 결론이 나더라"고 했다.
지난해 현역 선수생활을 위해 이적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보였던 박 감독은 올시즌엔 은퇴를 스스로 결정했다. "작년엔 살을 너무 많이 빼서 힘이 없었다. 시즌 후반부터 살을 다시 찌우면서 힘이 생겼고, 올해도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는 박 감독은 "올해는 그렇지 않았고, 결정을 내려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KT로 간다는 소문이 있어 빨리 거취를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은퇴 결정을 한 배경을 밝혔다.
구단의 2군 감독 제의도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 박 감독은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내가 배터리 코치를 맡든, 타격 코치가 되든 생기는 부담감은 똑같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어떤 보직을 맡더라도 가져야할 부담이라고 생각하니까 편해지더라"고 했다.
투수를 잘 이끌던 포수에서 이젠 SK의 미래 새싹을 키워야 하는 자리에 선 박 감독은 "퓨처스팀 선수들이 SK의 미래다"며 "1군을 도와주는 것도 내가 해야하는 일이다. 잘 키워 1명이라도 1군에 더 올라가서 잘했으면 좋겠다. 예전엔 투수만 보면 됐지만 이제는 타자도 봐야한다. 모두 내 새끼처럼 관심있게 보겠다"고 말했다.
끝까지 SK맨으로 남은 박 감독이 어떤 재목들을 키워나갈지 궁금해진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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