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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복귀골' 배기종 "내 축구인생 후반전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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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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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축구인생의 후반전이 시작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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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자에게 군대는 터닝포인트다. 최근 전역한 배기종(30·제주)도 마찬가지다.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 축구를 하다보니 새롭게 시야가 트이더라"고 했다. 배기종은 26일 경남전에서 두골을 터뜨리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제주 유니폼을 입고 2년여만에 기록한 골이다. 의미 있는 골이었다. 전역 후 서먹하던 분위기를 바꿔준 골이다. 배기종은 "전역하고 돌아오니 어느덧 팀내 세번째 고참이 되어 있더라. 내가 뛸때와 비교해 선수단 구성도 많이 달라졌다. 새로운 팀에 이적한 기분이 들었다. 득점 후 후배들이 많이 축하해줬다. 이 골로 인해 조금은 더 친해진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배기종은 여느 군인들처럼 전역하기 전 고민이 많았다. 달라진 팀과 템포가 빠른 클래식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컸다. 처음에는 예상대로 힘들었다. 배기종은 "제대한 것은 좋았는데 확실히 운동하는 자세나 마음가짐이 다르다. 타이트한 일정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예상보다 빠르게 팀과 리그에 녹아들고 있다. 그는 "아직 100% 적응한 것은 아니지만, 적응 중에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니까 확실히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제주의 그룹B 행은 배기종에게도 충격이었다. 그는 경찰축구단에서 제주의 경기결과를 열심히 챙기며 응원했다. 설마 했던 그룹B 행이 현실이 됐다. 배기종은 "너무 속상했다. 경찰축구단 동료들이 막 놀리더라. 초반에 좋았고, 근소한 점수차로 떨어진 것이라 더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러나 제주의 그룹B 행은, 배기종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이 됐다. 박경훈 감독의 리빌딩 선언과 함께 빠르게 기회가 주어졌다. 박 감독은 내년 시즌 공격의 중심으로 배기종을 지목했다. 박 감독은 "배기종이 페드로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는 것은 물론 공수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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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배기종은 전역 후 책임감이 늘었다. 70여일 전 딸 수아가 태어났기 때문이다. 결혼 후 바로 군생활을 시작한 그에게 하늘이 준 전역선물이다. 서울에 사는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배기종은 딸생각에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아이가 보고 싶어 죽겠다. 자주 못가는게 너무 아쉽다. 딸이 생긴 뒤 확실히 책임감이 더 생기더라"고 했다. 늘어난 책임감은 제주 내에서도 발휘되고 있다. 스타선수들이 즐비했던 경찰축구단에서의 경험을 후배들에 전수하고 싶단다. 배기종은 "경찰축구단에 있으면서 힘든 여건에서 볼을 찼다. 매경기 원정을 하면서 느끼는 것도 많았다"며 "어느덧 고참이다. 고참 역할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팀 노장들처럼 후배들을 잘 이끌고 싶다"고 했다.

배기종은 제주가 준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2010년의 재연을 꿈꾸고 있다. 배기종은 "지금 힘든 상황이다보니 그때 생각이 많이 난다.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은만큼 충분히 다시 제주가 비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내 축구인생에서 지금은 후반전 시작이다. 군대가기 전이 전반전이었고, 군대는 하프타임이었다. 이제 후반전이다"고 했다. 대전에서 출발해 수원과 제주를 거쳐 대표팀까지 승선했던 그에게는 나쁘지 않은 전반전이었다. 배기종은 마지막 45분도 아름답게 장식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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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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