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도 충무로의 미래를 짊어질 새 얼굴들의 활약은 이어졌다.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이전에 비해 흥행력까지 갖춘 한층 업그레이드된 신인 감독들이 대거 탄생했다는 것이다. 청룡 역시 탁월한 연출력, 신선한 발상에 대중의 취향과 트렌드를 읽어낼 수 있는 감각까지 두루 갖춘 신인 감독들에 집중했다.
청룡의 선택, 그 첫 번째 주자는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다. '더 테러 라이브'는 한물간 앵커와 마포대교 테러범간의 심리전을 그려낸 작품이다. 순제작비 35억 원으로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에 스튜디오라는 공간적 제약까지 있었지만 하정우의 연기력, 섬세한 심리 묘사, 촘촘한 연출력 등으로 호평받았다.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블록버스터 '설국열차'와 같은 날 개봉했음에도 557만 9028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운집, '하정우와 신인 감독이 만나면 대박'이라는 충무로 신(新) 흥행 공식을 정립하는 데 성공했다.
두 번째는 '연애의 온도'의 노덕 감독. 청룡이 선택한 다섯 명의 감독 중 유일한 여성 감독이다. '연애의 온도'는 3년간 비밀 연애를 했던 사내커플이 이별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헤어진 연인의 SNS 스토킹, 재회와 이별, 후폭풍 등 이시대 젊은 남녀의 사랑과 전쟁을 리얼하게 그려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마치 내 얘기를 보고 듣는 듯한 스토리에 관객들은 크게 공감했으며 로맨스, 로맨틱코미디, 멜로 등의 장르가 전멸했던 상반기에도 186만 1293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기록을 썼다.
청룡이 주목한 세 번째 감독은 '몽타주'의 정근섭 감독이다. '몽타주'는 15년 전 사라진 유괴범이 공소시효 만료 5일 전 다시 나타나 동일 범죄를 저지르고, 이를 추적하는 형사와 피해자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잡으려는 자와 피하려는 자와의 숨막히는 추격전,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는 또 다른 가해자가 되며 겪게되는 갈등과 반전이 스피디하게 전개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성애와 스릴러 장르를 버무린 감독의 연출 감각 역시 탁월했다. 이를 입증하듯 '몽타주'는 209만 5606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아이언맨3'를 제치는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했다.
네 번째 주자인 '늑대소년'의 조성희 감독 역시 만만치 않다. 조성희 감독의 행보는 화려했다. 2008년 발표한 '남매의 집'은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 7년 만에 대상을 수상했으며, 칸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3등상도 받아냈다. 이에 나홍진 김지운 등 국내 대표 감독들의 찬사가 쏟아졌고, 2009년 최고의 단편영화로 꼽히기도 했다. '늑대소년'은 그런 조 감독이 상업 영화 데뷔작으로 내놓은 작품인 만큼, 공개 전부터 영화계의 관심이 쏠렸던 게 사실이다. 영화는 소녀와 소년의 순수한 사랑, 독특한 소재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총 665만 4837명의 관객을 모으며 확장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마지막 주자는 허정 감독. 낯선 자들로부터 우리집을 지키기 위한 가족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숨바꼭질'로 여름 극장가를 강타했다. 사실 '숨바꼭질'의 흥행은 그야말로 반전이었다. 순제작비 25억 원이 들어간 영화가 450억 원이란 대형 자본이 투입된 '설국열차', 100억 원대의 제작비를 들인 '감기' 등과 싸움을 벌여야했다. 일각에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란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영화는 긴장감 있는 전개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리얼한 스토리로 어필, '웰메이드 스릴러'란 찬사를 받으며 560만 4018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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