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는 결국 멘탈(정신력)이다. 골키퍼들의 급격한 기량 저하 뒤에는 대부분 심리적인 문제가 있다. 다시 제 기량을 찾으려면 답은 하나다. '정신 차려야' 한다.
현재 A대표팀 골키퍼 정성룡(수원)이 딱 이 상황이다. 19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친선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전반 12분 러시아의 시로코프가 올린 땅볼 크로스를 잡았다. 하지만 볼은 정성룡의 옆구리 사이로 흘렀다. 쇄도하던 스모로프가 볼을 밀어 동점골을 만들었다. 1대2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정성룡의 부진은 이번만이 아니다. 10월 12일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네이마르의 프리킥골을 막지 못했다. 킥이 워낙 날카로워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지만 비판은 온통 정성룡을 향했다. 11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경기에서도 이명주의 로빙슈팅을 손으로 잡았지만 뒤로 흘리며 동점골을 허용했다. 수원은 1대2로 졌다. 모두가 부담감에 발목잡힌 정성룡의 집중력이 떨어지며 빚어낸 실수였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첫 실점 장면에서는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성룡은 "최근 부진의 이유를 모르겠다. 산이라도 올라가서 마음을 다스려야겠다"고 말했다.
정성룡의 부진으로 골키퍼 자리는 무한 경쟁 체제로 돌입했다. 현재 홍명보호 골키퍼에는 정성룡을 비롯해 김승규(울산)와 이범영(부산)이 있다. 누가 앞서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정성룡은 심리적부담감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김승규는 스위스전에서 선발출전했지만 안정감이 떨어졌다. 이범영의 경우 안정감은 있지만 순발력이 떨어진다. 둘 다 경험도 부족하다.
골키퍼는 팀 내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다. 최후방에서 경기의 흐름을 읽고 팀의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 최후의 보루로서 듬직함도 갖추어야 한다. 골키퍼가 흔들리면 팀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누가 골문을 지키든 3명 모두 발전을 해야만 한다. 홍명보호의 골키퍼 문제, 이제부터 시작이다 .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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