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승엽은 왼손이 어울렸다.
삼성 이승엽이 왼손 장타자로 돌아왔다. 이승엽은 2일 경기도 안성 베네스트GC에서 열린 제32회 야구인골프대회(스포츠조선-KBO 공동주최, 삼성라이온즈 후원)에 참가했다. 일본에서 복귀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함께한 이승엽은 한시즌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풀었다.
그런데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진 게 있었다. 지난해 오른손잡이용 클럽을 잡았던 이승엽이 이번에는 왼손잡이용 클럽을 준비했다. 그리고 타석에서 시원한 장타를 날리 듯, 필드에서도 호쾌한 샷을 이어갔다. 지난해 오른손 클럽으로 어색한 샷을 날렸던 것과는 확실히 딴판이었다.
이승엽은 왼손잡이다. 그래서 2000년 골프를 시작할 때는 자연스럽게 왼손잡이용 클럽을 사용했다. 하지만 5년 전 오른손잡이 클럽으로 바꿨다고 한다. 왼손으로 골프를 치면, 야구와 달리 스윙궤적이 어퍼 형식이 되기 때문에 경기력에 지장을 줄까봐 걱정했다. 부상의 가능성도 물론 대비한 결정이었다. 골프를 좋아하지만 야구가 주인 프로선수. 취미생활 골프가 야구에 영향을 미치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는 다시 왼손잡이 골퍼로 돌아왔다. 이승엽은 "익숙한 손으로 스윙을 하니 확실히 골프가 더 재미있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샷이나 퍼팅 정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공에 전달되는 힘이 강해지니 차원이 다른 골프를 구사할 수 있다.
시즌 중에는 골프를 치지 않고, 비시즌 중에만 골프를 즐기기 때문에 왼손 스윙을 해도 크게 무리가 되지 않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과감히 오른손잡이용 클럽은 지인들에게 선물로 나눠주며 미련을 버렸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새로운 왼손잡이용 클럽을 장만했다.
이승엽은 라운딩 소감을 묻자 "잘 못쳤다"라며 웃고 말았다. 18홀 113타. 이번 코스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코스였다는 게 참가자들의 설명이었다. 이승엽은 함께 라운딩을 한 진갑용, 배영수와 경쟁을 해 배영수를 1타차로 가까스로(?)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어쨌든 왼손으로도, 오른손으로도 골프를 칠 수 있으니 이승엽은 유례 없는 '스위치 골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안성=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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