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산 베어스는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김진욱 감독을 경질했다. 계약 기간 1년을 남긴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사령탑을 갈아치웠다. 한국시리즈를 본 두산그룹 최상층에서 김 감독의 단기전 승부에 낮은 점수를 줬기 때문에 경질이 불가피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런데 두산과 같은 행보는 다가올 2014년 야구판에선 작은 상처 중 하나에 불과할 수 있다. 국내 야구팀들의 목표는 하나로 모아져 있다. 9개팀 모두가 우승이 최종 목표다. 그런데 우승은 단 한 팀에게 돌아간다. 정규리그 우승 보다 한국시리즈 챔피언을 더 높게 쳐준다. 감독은 우승을 해야 명장으로 인정받는다. 준우승은 김진욱 감독 처럼 언제라도 책임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스포츠산업 논리로 구단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성적이 모든 평가의 잣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를 뺀 8개 구단을 지원하는 모그룹은 성적으로 구단 감독과 경영진의 인사고과를 매긴다.
성적에 가장 민감한 자리가 감독이다. 2014년 11월을 기준으로 구단과 계약이 종료되는 사령탑이 수두룩하다. LG 김기태 감독, SK 이만수 감독, NC 김경문 감독, KIA 선동열 감독, 한화 김응용 감독 이상 5명이다.
아직 구단별로 2014년 목표가 나오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LG, SK, KIA는 우승을 목표로 할 수밖에 없다. LG는 올해 정규시즌 2위를 하면서 팬들의 기대치를 끌어올려 놓았다. SK도 2010년 통합 우승 이후 내리 3년을 정상과 인연이 없다. KIA는 선동열 감독 부임 이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세 팀 모두 우승이 시원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NC와 한화의 경우는 내년 우승을 목표로 잡기는 어렵다. 올해 1군 무대에 첫 참가해 7위를 한 NC의 경우 4강 이상의 성적이면 김경문 감독의 지도력은 인정받을 수 있다. 김응용 감독 역시 한화가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킬 경우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화와 NC 모두 4강 진출에 실패할 경우 두 사령탑의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해질 것이다. 한화는 내년 시즌을 대비해 FA 정근우 이용규, NC는 이종욱 손시헌을 거액을 투자해 영입했다. 돈을 쓴 만큼 감독들이 책임질 부분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제2의 김진욱 감독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넥센 염경엽 감독과 롯데 김시진 감독은 2015년 11월까지 계약이 돼 있다. 염경엽 감독의 경우 부임 첫 해 팀을 4강으로 이끌며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김시진 감독은 롯데 지휘봉을 잡은 첫 해, 5위로 기대치에 미달했다. 수석코치(권영호)까지 경질됐다. 롯데는 지난달 FA 시장에서 강민호 최준석 강영식을 붙잡으며 100억원이 훌쩍 넘는 거액을 투자했다. 롯데그룹과 롯데팬들의 기대치는 우승에 맞춰져 있다. 염 감독의 경우도 넥센팬들과 구단주의 눈밖에 날 경우 남은 계약 기간에 상관없이 거취가 위태로울 수 있다.
재계약이 임박한 삼성 류중일 감독과 최근 두산 사령탑에 오른 신임 송일수 감독의 경우는 내년 시즌 거취는 안전할 가능성이 높다. 류 감독은 조만간 삼성과 최고 대우로 계약할 것이 확실시된다. 송 감독은 두산과 3년 계약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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