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포인트가 없어도 희망을 주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기성용(24·선덜랜드)의 공격 본능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하위에 그치고 있는 선덜랜드의 강등권 탈출 '키(KEY)'로 떠 올랐다.
기성용이 15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16라운드 웨스트햄전에서 오랜만에 공격 본능을 선보였다. 기성용의 공격 가세로 플레처와 알티도어에 편중된 단조로운 공격 루트가 다변화됐다. 기성용은 사실상 윙어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다. 파워 넘치는 중거리 슈팅과 날카로운 크로스로 선덜랜드 공격에 힘을 보탰다
거스 포옛 선덜랜드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포옛 감독은 선덜랜드 지휘봉을 잡은 이후 기성용과 리 캐터몰의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처음에는 캐터몰의 완승이었다. 헌신적인 수비와 넓은 활동 반경을 바탕으로 캐터몰이 포옛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캐터몰이 퇴장 징계로 3경기에 결장하는 사이 무게 중심이 기성용에게 쏠렸다. 기성용은 4-1-4-1 전술의 한 가운데에 섰다. 포백 라인 바로 앞에 자리해, 수비적인 임무에 치중하는 한편 공격 전개시 모든 패스의 시발점 역할을 담당했다. 웨스트햄 이전까지 기성용의 연속 경기 풀타임 시계는 '6'까지 늘었다.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 공격력의 극대가 필요했던 포옛 감독이 웨스트햄전에 기성용과 캐터몰을 동시에 기용했다. 토트넘전(8일) 후반에 실험한 카드였다. 경쟁이 아닌 공존이 화두였다. 4-4-2 포메이션에서 나란히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된 기성용과 캐터몰은 역할 분담을 했다. 캐터몰이 수비를 책임졌고, 기성용은 수비적인 역할과 더불어 공격에 적극 가담했다.
기성용은 다섯차례나 위협적인 슈팅으로 웨스트햄의 골문을 정조준했다. 후반 34분에 득점 찬스까지 맞이했지만 왼발 슈팅이 웨스트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EPL 데뷔골 사냥에 실패했다.
선덜랜드는 웨스트햄과 0대0으로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기성용과 캐터몰 조합이 가져온 공격력 강화 효과는 대단했다. 포옛 감독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웨스트햄과 무승부를 기록한건 억울하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했다. 특히 전반에는 내가 원하는 경기를 했다. 올시즌에 이길 경기를 하고도 이기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새로운 변화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포옛 감독이 선덜랜드의 강등권 탈출을 위해 기성용의 공격 본능을 '히든 카드'로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덜랜드는 18일 안방에서 첼시와 리그컵 8강전을 치른다. 포옛 감독이 수비에 초점을 맞출 경우 기성용은 수비 역할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반 열세에 직면하면 기성용의 공격 본능이 다시 깨어날 수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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