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새해, 기분좋은 출발이다. 26일, 코스타리카를 1대0으로 눌렀다. 월드컵을 향한 홍명보호의 첫 걸음이 가볍다.
브라질 전지훈련으로 월드컵의 해를 열었다. 벌써 후끈 거리는 듯 하다. 그라운드의 태극전사들, 몸사리는 법이 없다. 팽팽한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국민들의 기대감은 크다. 사상 첫 원정 8강까지 말이 나온다. 홍명보 감독, 부담이 클 것 같다. 그래도 "월드컵의 해를 맞아 관심의 중심이 된 것 같다. 부담은 내 양 어깨에 짊어지고 가겠다. 부담 때문에 잘 못하는 것은 감독의 능력"이라고 했다. 어깨를 가볍게 해 줄 응원, 정말 필요한 때다.
여기서 한가지 털고 갈 게 있다. '박지성 논란'이다. 이슈가 됐다. 이슈화가 그만 돼야 할 문제다.
올해 초, 홍 감독이 박지성 카드를 꺼냈다. "대표팀 복귀에 대해 직접 만나 의사를 듣겠다"고 했다. 온동네가 떠들썩했다. '사전교감이 있었나' '박지성 복귀 가능성 있다' '홍 감독의 방법이 잘못됐다'는 등 말들도 많았다. 박지성 측에서는 복귀가능성을 일축했다. '브라질 로드'와 겹치는 자선경기 일정을 발표했다. 홍 감독이 머쓱해 질 만하다.
왜 이런 상황이 됐을까. 지금부터 홍 감독을 두둔해 보려고 한다. 개인적인 감정 때문이 아니다. 괜한 논란에 시간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먼저 '사전교감없이 왜 공론화를 시켰나'를 풀어보자. 사실 이런 시나리오는 홍 감독답지 않다. 취재결과, 의문이 풀렸다. 축구원로들의 조언이 있었다고 한다. 박지성은 지난 연말 몇몇 원로들과 식사를 했다. 아 자리에서 원로들이 대표팀 복귀 이야기를 꺼냈다. 박지성으로서는 난감한 문제였다. 하지만 어른들의 이야기라 웃어 넘겼다. 이 분위기가 오해를 낳은 듯 하다. 긍정적인 의미로 말이다.
이 분위기가 홍 감독에게 전해졌다. 홍 감독으로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였다. 무엇보다 원로들의 의견이었다. 그래서 공론화가 된 것으로 보인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더군다나 박지성이다. 감독으로서 당연히 욕심이 난다. 사실,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은 약체다. 최고의 전력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도 16강에 오를까 말까다. 박지성 카드, 당연히 쉽게 포기가 안된다.
홍 감독은 "의사를 직접 들어보겠다"는 식으로 접근했다. "복귀 이야기를 해보겠다"가 아니었다. 최대한 선수의 의사를 존중하려고 했다. 그럼 된 게 아닌가 싶다. 그럴만한 사정도 있었다.
절차의 문제, 거론될 소지는 있었다. 도마위에도 올랐다. 그랬으면 됐다. 더 이상 확대되는 건 무의미하다. 괜히 말이 더 나와서, 홍 감독을 난처하게 해서 좋을 건 하나도 없다. 그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 한번 들어보라.
사실, 이런 '변론 아닌 변론'을 할 필요가 있나는 생각도 든다. 얼마든지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다. 월드컵이 눈앞이다. '힘을 실어주겠다'는 우리들의 합의도 있는 게 아닌가.
뭐, 그냥 만나면 된다. 홍 감독과 박지성,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면 된다. 이러쿵 저러쿵, 더 이상 말이 나올 일이 아니다. 박지성에 묻혀 대표선수들은 뒷전이 됐다? 전혀 그럴 일 없다.
홍 감독을 감싸는 게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게 뭔지, 해야할 게 뭔지를 생각해 본 것이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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