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LG 외국인 투수 라다메스 리즈(31)의 부상 소식이 들려왔다. 무릎 부상으로 6개월간 치료와 재활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들었다. LG는 리즈의 거취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다. 다른 외국인 투수로 교체할지, 회복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지, 결정이 쉽지 않다. 리즈는 지난 3년간 국내 무대에서 26승38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하며 LG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다. 160㎞에 이르는 빠른 볼과 공격적인 피칭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리즈는 LG 입단 당시 메이저리그 경력을 앞세워 만만치 않은 몸값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로 매력적인 능력을 지닌 투수다. 하지만 이제는 퇴출 위기에 놓인 처지가 됐다. 외국인 선수들도 국내 구단과 계약할 때 계약서를 쓴다. 국내 선수들과 달리 따져야 할 사항들이 많기 때문에 계약서의 분량이 아주 많다. 특히 옵션이라고 불리우는 보너스에 대한 조항이 다양하다. 미국, 일본과 비교해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 민감하게 접근하는 곳이 한국 프로야구다. 선수층이 엷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
선발로 국내 무대에 데뷔한 리즈는 지난 2012년초 갑자기 마무리 투수로 보직이 바뀌었다. 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지만, 리즈는 잇달은 블론세이브로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고, 자신감 넘치던 표정도 사라졌다. 결국 LG는 고심 끝에 리즈를 다시 선발로 돌려세웠다. 리즈는 미국에서도 선발로 주로 던졌지 마무리 보직은 생소했던 터였다. 좀더 해석을 하자면, 보너스 조항의 대부분이 선발 보직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에 의욕이 상실됐던 것도 큰 이유가 됐다. 보직이 바뀌면 보너스 조건도 달라지겠지만, 선수가 생각하는 의욕은 다르다.
외국인 선수들은 옵션을 먹고 산다는 이야기가 있다. 선발 투수의 경우 승수와 투구이닝에 따라 보너스가 추가된다. 예를 들면 10승 이후 1승당 정해진 보너스를 챙기는 형식이다. 또는 150이닝을 채우면 이후 10이닝 당 정해진 보너스를 받는 경우도 있다. 타자의 경우 거포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출전 경기수와 타점에 따라 보너스가 주어진다. 30만달러라는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이 사라지면서 이제는 보너스 조항을 자유롭게 공개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 첫 번째 사례가 될 선수가 9개팀의 엔트리에서 마지막 남은 한화의 외국인 투수다. 메이저리그 유망주 출신의 투수 앤드류 앨버스로 알려져 있다. 원소속팀이었던 미네소타 트윈스와 한화 구단 모두 앨버스의 거취에 대해 똑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조만간 이적이 완료된다는 것이다. 앨버스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유망주로 미네소타 구단도 내주기 아까운 투수지만, 거액의 이적료와 몸값에 관한 협상이 진전되면서 한국땅을 밟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앨버스의 보직은 선발이며 보너스 조항의 상당 부분도 승수와 투구이닝과 관련된 것이다.
한화 구단은 앨버스와의 계약이 완료되면 연봉과 보너스 조항을 사실 그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30만달러의 틀에 갇혀 비밀에 부쳐졌던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 기준이 드러나는 것이다. 보너스 조항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흥미롭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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