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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전지현의 파워는 진폭이 다르다. 드라마에서 시작된 광풍이 엔터 비즈니스를 뛰어넘어 패션과 뷰티 산업까지 움직이고 있다. '엔터-패션-뷰티 등 쓰리 비즈니스를 들었다 놨다 하는 당신은 진정 요물'이라는 말을 들어도 과하지 않을 정도다. 이들의 메가톤급 영향력, 그 현주소를 살펴보자.
극 중 천송이의 18번 중 하나가, 어설픈 영어 발음으로 남발하는 '쏴리(sorry)'다. 외출복은 말할 것도 없고 잠옷까지 명품 퍼레이드를 펼치는 전지현을 보자면, 눈이 즐겁기도 하고 유감스럽기도 하다.닭다리 뜯을 때 전지현이 입은 상의는 400만원쯤은 가볍게 넘겨주는 고가 제품. 기름 묻은 손이 그 엄청난 럭셔리 의상에 닿을까 봐 조마조마 했다는 시청자들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어쩌랴, 천송이기에 그리고 전지현이기에 이 억소리 나오는 명품 잔치가 용서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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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총각김치 담은 그릇을 찾으러 가면서 한껏 멋을 낸 전지현의 망토를 기억하는가. 바로 블루마린 신제품이다. 여기에 발망, 끌로에, 랑방 등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한편 김수현도 만만치않은데, 최근 입은 회색 카디건은 톰브라운 제품으로 가격은 120만원대. 이외에도 겐조 옴므 등 다양한 럭셔리 콘셉트를 소화해내고 있다.
지난해 히트 드라마 주인공들을 보면 '비밀'의 황정음이나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이보영 모두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편이 아니었다. '주군의 태양'의 공효진 또한 마찬가지. 상황이 이러하니 전지현에게 옷 한번 입히려고 난다긴다하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줄을 서는 것도 당연하다. 시청자들에게 눈도장 찍을, 몇 년에 한 번 올까말까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희소성과 더불어 메인 타깃 연령대 또한 아주 적절하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전지현에게 20대 후반부터 30대, 그리고 40대 초반 여성 시청자들은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30대는 바로 명품 브랜드들의 메인 타깃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극강'의 스타성도 콧대 높은 명품들을 움직이고 있다. 전지현과 김수현이 갖고 있는 각각의 스타성도 엄청난데, 둘의 시너지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협찬만 했다하면 화제가 되고 바로 판매로 이어지는 곡선을 정확히 그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온갖 명품 브랜드들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옷들도 기꺼이 전지현을 위해서 내놓고 있다. 고가일수록 협찬용 의상이 그리 많지 않다. 때로는 단 한벌만 협찬용으로 주요 나라들을 돌게 마련이다. 매장에서 구매 가능한 물량 또한 그리 많지 않은데, 구매 기회를 놓친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해외직구(직접구매)까지 진행하고 있다.
'전지현 립스틱'이라 알려진 제품은 아모레퍼시픽의 롤리타 렘피카(LOLITA LEMPICA) 몽루즈 로즈 걸리 컬러 11번이다. 하루 열개 남짓 팔리던 이 립스틱을 요즘엔 없어서 못판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특히 20대와 30대 회사원들이 밀집해 있는 롯데백화점 서울 명동 본점의 경우 특히 반응이 뜨거워, PPL이후 6배 이상 판매가 급상승했다. 전달 대비 1월 매출 상승률은 무려 350%에 달한다. 급증한 수요에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턱도 없이 부족한 상황. 일찌감치 12월 초도 물량이 모두 소진됐고, 일부 매장에선 일주일 넘게 기다려야 손에 넣을 수 있다.
이처럼 전지현 김수현이 패션과 뷰티 산업에 전무후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는 메가톤급 스타성과 더불어 극중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브랜드 노출이 자유로와지면서 요 몇년 사이 과도한 PPL은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았다. 갑자기 등장한 등산 장면이나 카페 신 등이 대표적인 예. 몇년 전, 한 도넛 브랜드는 뜬금없이 자사 제품을 등장시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까지 했다.
스타 협찬 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세박자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경우는 앞으로도 흔하지 않을 듯하다"며 "업계에서도 이런 즉각적인 반응은 처음 본다며 놀라고 있다. 드라마 종영이 다가올 수록 노출을 원하는 브랜드들의 물밑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