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의 우승팀은 시애틀 시호크스였다. 시애틀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저지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48회 슈퍼볼 결승에서 덴버 브롱크스를 43대8로 누르고 1976년 창단 이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승리의 주역은 쿼터백 러셀 윌슨(26)이었다. 이날 25번의 패스를 시도해 터치다운 2개를 비롯, 총 18번 성공과 206야드 전진 기록을 세웠다.
윌슨은 풋볼 말고도 야구 선수로도 활약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010년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의 지명을 받은 윌슨은 2010~2011년 콜로라도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 활동했다. 2년 동안 올린 성적은 93경기, 타율 2할2푼9리, 5홈런, 26타점, 19도루였다. 내야수로서 기동력이 뛰어나고 수비폭이 넓지만, 주목을 크게 받는 선수는 아니다. 풋볼이 주업이고, 야구는 어디까지나 부업이다.
그런데 윌슨은 지난해 12월13일 룰5 드래프트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의 지명을 받고 이적을 하게 됐다. 당시 텍사스의 존 다니엘스 단장은 "우리는 우리팀에 부족한 승부욕과 기동력을 보강하기 위해 윌슨을 영입했다. 그러나 그의 본업은 풋볼이다. 그의 현재 일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윌슨이 풋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윌슨도 "난 야구를 좋아한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스포츠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야구를 해왔다. 그러나 가장 좋아하는 것은 풋볼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 때문일까. 윌슨이 이달 중순 시작되는 텍사스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수 있을지 기로에 놓였다. 윌슨의 에이전트 마크 로저스는 5일 ESPN에 보낸 보도자료에서 '윌슨이 현재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어 스케줄이 유동적이다.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로저스는 '텍사스 구단의 지명을 받은 것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캠프에 참가해야 할 의무는 없다. 윌슨이 슈퍼볼 우승의 기쁨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윌슨측의 요청을 텍사스 구단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텍사스의 존 다니엘스 단장은 "현재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윌슨측에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 그가 오프시즌 일정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며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비행기를 타는 순간 연락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윌슨은 엄연히 NFL 소속으로 뛰고 있기 때문에 텍사스 구단은 그를 '제한선수 명단(restricted list)'에 넣기로 했다. 미국 야구 전문지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윌슨이 콜로라도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가장 발이 빠른 선수'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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