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의 투수와 코칭스태프, 관중의 눈길을 잡아끄는 경기장 전광판의 스피드 기록. 국내 프로야구의 몇몇 투수는 경기 중에 전광판의 구속 표시가 신경 쓰여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구단마다 따로 전력분석팀이 투수의 공 스피드를 면밀하게 체크하기에 전광판 스피드 표시는 일종의 팬서비스다. 전광판 스피드와 구단 스피드건에 찍힌 구속이 차이가 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오승환의 첫 공식전 등판으로 관심을 모았던 25일 한신 타이거즈-LG 트윈스전에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벌어진 이 경기에 한신의 프로 2년차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가 등판했는데, 전광판에 시속 186km가 찍혔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는 역사상 최고의 구속(?)을 기록했다고 코믹하게 표현했다. 물론, 전광판 오작동에 따라 벌어진 일이다. 투수들도 조금 어리둥절했을 것 같다. 후지나미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스피드가 나왔더라. 컨디션이 괜찮았다"며 웃었다.
5회 마운드에 오른 후지나미는 2이닝 동안 2안타를 내주고 1실점했다. 초구가 181km가 나온데 이어 이후 186km, 177km를 잇따라 찍으며 야구 역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9회 등판한 오승환은 LG 문선재를 상대로 155km 직구를 던졌다. 전광판에 155km가 찍혔는데, LG 스피드건에는 150km가 나왔다. 스피드에 차이가 있었으나 삼성 라이온즈 시절 돌직구를 연상시키는 위력투였다.
야구 역사상 최고 스피드는 쿠바 출신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이 2010년 마이너리그에서 기록한 169km로 알려져 있다. 당시 신시내티 레즈 산하 트리플 A팀인 루이빌 소속이던 채프먼은 콜롬버스(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사)전에서 광속구를 뿌렸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 기록은 2008년 마크 크룬(당시 요미우리 자이언츠)이 던진 162km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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