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우승을 못했는데, 내가 만족할 게 무엇인가."
LG의 '적토마' 이병규(9번)에게 2013 시즌은 특별했다. 일단, 가장 먼저 팀이 숙원이던 가을야구를 하는데 성공했다. 또, 본인은 불혹의 나이로 타격왕 타이틀과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마무리는 대박 계약이었다. 계약 기간 3년에 25억5000만원이라는 거액을 받게됐다. 사실, 40대의 나이이기 때문에 구단에서 FA 계약에 있어 조심스럽지 않겠느냐는 반응도 있었지만, 나이를 무색케할 만한 실력이 있기에 LG는 이병규를 믿고 투자했다.
그렇게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이병규 앞에 2014 시즌의 해가 밝았다. 이병규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이어지고 있는 2차 전지훈련에서 누구보다 열심이다. 딱 터놓고 얘기해서, 이제는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이나 분위기 등을 봤을 때 슬슬 운동을 해도 누구 하나 뭐라 할 사람이 없지만, 가장 마지막까지 러닝 훈련을 하며 "힘들어 죽겠다"고 하는 그다.
이병규는 "팀이 우승을 하지 못했는데, 개인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LG가 우승을 해야 진짜 내 목표가 이뤄지는 것이다. 상, 계약 이런건 팀 우승 없이는 할 필요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병규는 LG의 2014 시즌 우승 가능성에 대해 "솔직히 내가 우승을 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구단에서 가치를 인정해주신 만큼 나는 팀 우승을 위해 나 한 명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해야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지금 이렇게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규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주장직을 내려놓은 것에 대해 "그래도 고참이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이것저것 얘기를 해주려고 노력한다. 주장인 (이)진영이가 팀을 잘 이끌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게 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선수로서는 황혼기에 접어든 이병규다. 황혼기라는 말을 꺼내자 이병규는 "그런 말이 어디 있느냐. 운동선수는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을 때까지 뛰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만 두는 것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3년 후에도 내가 또 뛸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계속 선수 생활을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강조했다.
천부적인 실력도 있겠지만 사실 이병규가 이렇게 오랜시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던 데는 피나는 노력도 숨어있었다. LG 김기태 감독은 "구장에 나와보면, 가장 일찍 나와 러닝머신을 달리고 있는 선수가 바로 이병규였다.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병규는 이에 대해 "원래 내가 하는 방식일 뿐이다. 대단한 건 아니다.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실천하고 있는 것 뿐"이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오키나와(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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