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의 맞대결은 이제 흔한 장면이 됐다.
그러나 서로 '큰 물'에서 뛰다 온만큼 경험 측면에서 자신의 실력을 체크해볼 수 있는 좋은 '스파링 파트너'가 아닐 수 없다. 19일 광주에서는 KIA 서재응(37)과 SK 루크 스캇(36)이 맞대결을 벌였다. 서재응은 KIA의 5선발 후보다. 스캇은 SK의 4번타자로 뛰고 있다.
서재응은 2007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뛴 뒤 국내로 들어와 KIA 유니폼을 입었다. 메이저리그를 떠나온 지 벌써 7년이 흘렀다. 스캇은 2005년 휴스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볼티모어를 거쳐 2012~2013년 탬파베이에서 활약했다. 서재응이 2006~2007년 탬파베이에서 뛰었기 때문에 소속팀 기준으로 따지면 스캇이 후배가 된다.
서재응으로서는 스캇을 상대로 자신의 구위를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스캇도 시범경기에서 국내 투수들의 성향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만큼 컨트롤이 뛰어난 서재응이 특별한 상대가 될 법했다. 하지만 결과는 스캇의 완승이었다. 서재응은 3이닝 동안 9안타를 맞고 6실점했다. 지난 11일 넥센전서 3이닝 7실점(4자책점)한데 이어 두 경기 연속 난조를 보였다. 구속과 제구력 모두 아직은 정상 수준에 오르지 못한 탓이다. 반면 스캇은 서재응을 상대로 안타 2개를 뽑아내며 한껏 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첫 맞대결은 SK의 1회초 공격 1사 1루 상황에서 이뤄졌다. 서재응의 초구 126㎞짜리 몸쪽 변화구에 스캇이 헛스윙을 했다. 2구째 133㎞짜리 직구는 가운데 높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서재응은 자신의 주무기인 124㎞짜리 스플리터를 몸쪽으로 구사했다. 그러나 낮은 코스가 아닌 어중간한 높이로 들어가는 바람에 깨끗한 우전안타로 연결됐다. 최근 기다리는 타격보다 좋은 공이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스캇의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아 빨랫줄을 그리며 날아갔다. 서재응은 1회에만 안타 5개와 볼넷 1개로 4점을 내주는 극심한 제구력 난조에 시달렸다.
3회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스캇이 서재응의 공을 정확히 받아쳐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선두 타자로 들어선 스캇은 서재응이 던진 초구 131㎞짜리 몸쪽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1루쪽으로 강습 타구를 날렸다. KIA 1루수 브렛 필이 파울선 상으로 넘어지며 막아내지 않았다면 2루타가 될 수 있는 타구였다. 적당한 높이, 빠르지 않은 스피드 등 스캇이 가볍게 공략할 수 있는 공이었다.
서재응은 66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자신의 장점인 정교한 제구력을 발휘하지 못해 난타를 당했다. 스캇은 6회 4번째 타석에서 KIA 한승혁의 몸쪽 144㎞ 직구를 끌어당겨 우월 2루타를 터뜨리는 등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메이저리그 출신의 두 선수간 맞대결이 좀더 흥미로워지려면 정규시즌 개막 이후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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