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타자들은 사구(몸에 맞는 공)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움찔할 수는 있어도 몸에 맞고라도 1루로 출루하려고 한다. 일부 연봉이 높은 선수들은 부상 위험 때문에 사구를 꺼리기도 한다.
2014시즌 부터 '직구 헤드샷 퇴장' 규정이 생겼다. KBO는 지난 1월, 이번 시즌 대회 요강에 '주심은 투구(직구)가 타자의 머리 쪽으로 날아왔을 때 맞지 않더라도 1차로 경고하고 맞았거나 스쳤을 때는 고의 여부와 상관없이 투수를 퇴장 조치한다'고 명시했다.
이 새 규정에 따라 19일 롯데와 LG의 시범경기에서 롯데 선발 송승준이 6회 LG 최승준의 헬멧을 때리면서 첫 헤드샷 퇴장 기록을 세웠다.
전문가들은 올해 이 헤드샷 퇴장 규정이 경기 승패에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수와 야수가 이 규정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야수 쪽에 유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규정이 만들어진 건 지난해 배영섭(당시 삼성)이 리즈(당시 LG)의 헤드샷에 맞은 일 때문이다. 당시 삼성 구단에서 타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KBO가 움직였다. 야구팬들도 타자 보호 쪽에 힘을 실어주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헤드샷 퇴장 규정으로 투수들이 몸쪽 승부에 부담을 갖게 된다. 또 헤드샷이 예고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불펜에서 준비할 시간이 없어 우왕좌왕할 수 있다. 준비가 덜 된 구원 투수는 바로 올라갔을 때 난조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승준도 헤드샷 퇴장 규정으로 몸쪽 승부에 부담을 갖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헤드샷으로 인한 퇴장이 무서워 몸쪽으로 못 던지면 내가 죽는다. 그래서 나는 계속 몸쪽 승부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타자들은 이 규정을 좀더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운드의 투수를 더 압박하기 위해 타석에서 홈 플레이트 쪽으로 바짝 다가설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타자는 "중요한 경기, 중요한 타석에서 타자는 헤드샷 퇴장 때문 만이 아니라도 몸에 맞고라도 출루해야 한다. 헤드샷 퇴장 규정으로 타자들은 의도적으로라도 더 바짝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 투수가 직구로 타자의 머리를 맞혔을 때 바로 퇴장 조치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그 판단 여부는 전적으로 심판의 몫이다. 일부에선 구종이 다양한 변화구일 때 그 판단의 기준을 어떻게 하느냐고 의문을 갖는다. 심판진은 믿고 맡겨달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직구에서 파생된 구질이라면 넓은 의미에서 직구 헤드샷 퇴장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송승준이 최승준을 맞힌 구질은 직구로 구속 140㎞였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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