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란 타이틀을 가진 이들은 많지만 '명배우'라는 칭호를 얻은 사람은 별로 없다.
스포츠조선이 창간 24주년 특집으로 최고 중의 최고를 가려내기 위해 영화 및 방송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시 송강호(14표)다.
송강호는 가장 네임밸류 있는 충무로의 대표 트로이카 중 하나로 꼽힌다. 옆집 아저씨 같이 푸근한 느낌이지만, 캐릭터에 녹아드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 관계자는 "송강호는 캐릭터를 분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인물을 실존 인물처럼 재창조해낸다. 그러면서도 송강호라는 배우를 놓아버리는 게 아니라 송강호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는 점이 최강점"이라고 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명배우가 되려면 대중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저 배우가 출연했다면 믿고 봐야겠다'라는 마음이 들어야 한다. 즉 흥행력 있는 배우란 대중의 신뢰를 얻은 배우란 소리다. 그런 면에서 송강호는 빼놓을 수 없는 배우"라고 전했다. 실제로 송강호의 파급력은 대단하다. 2006년 '괴물'(1301만 명), 2013년 '변호인'(1136만 명)으로 두 번이나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관상'(913만 명, 2013), '설국열차'(934만 명, 2013), '의형제'(550만 명, 201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668만 명, 2008), '살인의 추억'(525만 명, 2003), '공동경비구역 JSA'(589만 명, 2000), '쉬리'(582만 명, 1998) 등 5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도 9개에 달한다. "밥은 먹고 다니냐"('살인의 추억' 중)는 등 극중 대사가 회자되기도 한다. 그만큼 관객에게 인상깊은 연기로 어필했다는 뜻이다.
2위는 하정우(8표)다. '믿고보는 하배우'란 애칭이 허언이 아님을 입증한 셈. 대학시절부터 연극을 하며 실력을 쌓아온 만큼, 선굵은 캐릭터 연기에 강하고 소화할 수 있는 장르 폭이 넓다. 연기력만 놓고 보면 젊은 배우들 중 최고 수준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하정우는 항상 기복없이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 중 하나다. 특히 '추격자'(2008)를 보면 그 진면목이 나온다. 연쇄살인범 역할을 리얼하게 소화했을 뿐 아니라 김윤석과의 앙상블이 대단했다. 연기인지 실제인지 가늠되지 않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상대 배우와 어느 정도로 호흡을 맞출 수 있는지도 배우에겐 중요한 덕목"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이병헌과 황정민이 각각 5표를 획득하며 공동 3위에 올랐다. 황정민은 2005년과 2013년 청룡영화상에서 두 번이나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연기파 배우다. 이병헌은 특유의 매력이 큰 득점 요인이 됐다. 한 관계자는 "이병헌은 뛰어넘기 힘든 마력이 있다. 보이스가 좋고 큰 키도 아닌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매력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윤석과 최민식이 4표로 공동 5위, 손현주 류승룡 류승범이 3표로 공동 7위, 이성민 유동근은 2표로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또 박해일 오달수 김명민 김갑수 신하균 조승우 주현 등도 명배우로 꼽혔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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