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강 이상의 성적을 노리는 롯데 자이언츠의 시범경기 성적을 어떻게 봐야 할까.
롯데는 23일 끝난 2014시즌 시범경기에서 11경기를 해 4승6패1무(승률 4할)를 기록, 9위로 꼴찌를 했다. 팀 타율은 2할8푼3리, 평균자책점 6.09, 55득점, 69실점, 13홈런을 기록했다. 팀 타율 1위, 평균자책점 9위, 득점 5위, 실점 9위, 홈런 2위였다.
이 많은 기록들 중에는 롯데 경기력의 '허'와 '실'이 공존하고 있다.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실제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않았다. 물론 다른 팀들도 시범경기에서 전부를 보여주지 않았다. 특히 롯데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그야말로 테스트를 즐겼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정규시즌에 나올 진짜 모습도 드러냈다.
우선 평균자책점이 너무 높았다. 6.09는 현재 롯데 투수진의 실제 전력이 아니다. 김시진 감독은 22일 불펜 홍성민, 23일 불펜 심수창이 난타를 당하는 걸 오래 지켜봤다. 정민태 투수코치가 홍성민(7실점)이 난조를 보이자 바꿔주자고 했지만 김 감독은 그대로 두라고 했다. 뭐가 잘못 됐는지 스스로 느껴보라는 것이었다. 심수창(6실점)도 같은 의미였다. 정규시즌이었다면 둘이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지켜보지 않았다.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김사율과 배장호 둘의 5선발 가능성을 점검했다. 김사율은 3번, 배장호는 2번 선발 등판했다. 둘다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김 감독은 5선발 결정을 당분간 미루겠다고 했다. 시즌 초반 일정상 5선발을 쓸 일이 없다.
1~4선발로 이미 굳어진 유먼 옥스프링 송승준 장원준(이상 순서 미정)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1~3게임 정도씩 선발 등판 했다. 유먼이 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0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 수치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유먼은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확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 틀림없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13승씩을 올린 검증된 카드다. 위기관리 능력이 탁월하다. 그는 시범경기 때 추운 날씨 때문에 경기 감각을 잡는 수준에서만 투구를 했다고 한다. 옥스프링(평균자책점 2.70)과 장원준(3.21)은 실전 처럼 피칭을 했다. 송승준(5.59)도 정규시즌 준비를 마쳤다.
롯데가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팀 평균자책점은 3점대로 떨어질 것이다. 검증된 선발 카드 장원준의 가세와 파이어볼러 최대성의 부활 그리고 정대현이 위력적인 공을 던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롯데 팀 타율 1위는 큰 의미가 없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포지션별 주전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다보니 매경기 베스트 라인업 보다 테스크 성격이 강한 타순을 짰다. 선수들은 김 감독 눈에 들기 위해 타석에서 집중했다. 황재균(타율 4할7리) 정 훈(3할4푼8리) 문규현(3할1푼3리) 조성환(3할1푼3리) 등이 그런 효과를 봤다. 반면 히메네스(부상)와 장성우(컨디션 난조) 등이 1군에서 빠졌다. 둘의 이탈은 분명히 팀 전력 누수라고 봐야 한다.
팀 득점권 타율이 2할5푼5리에 그쳤다. 박흥식 롯데 타격 코치는 올 시즌 롯데 타자들의 목표는 득점권 타율을 1위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베스트 라인업을 짜지 않았고, 히메네스와 장성우가 빠진 상황이라 2할5푼5리가 롯데의 진짜 모습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롯데 타자들이 시범경기를 통해 보여준 클러치 상황에서의 집중력은 지난 시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런 해결 능력이 정규시즌까지 이어진다면 롯데의 화끈한 '공격 야구'는 공허한 말로만 그칠 수 있다. 대신 '지키는 야구'에 다시 매달릴 수도 있다. 팀 홈런 13개를 13명의 타자가 하나씩 쳤다. 골고루 나온 건 좋지만 몰아칠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새 4번 타자 최준석은 타율 2할2푼7리, 6타점 1홈런을 기록했다. 햄스트링을 다쳐 재활 훈련 중인 히메네스는 타율 1할2푼5리, 1타점, 1홈런에 그쳤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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