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최고 인기남은 누구였을까.
2014 프로야구 미디어데이&팬페스트가 24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보다 많은 팬들과 호흡하기 위해 3년째 대학을 찾아 팬페스티벌을 겸해 미디어데이를 열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여자대학교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본 행사에 앞서 진행된 팬 사인회에서도 여성 팬들의 비율이 월등히 많았다.
'여심'을 독차지한 선수는 SK의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맡게 돼 개막 전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팬들은 김광현 앞으로 길게 줄을 지어 섰다. 제한된 시간이 부족해 사인을 받지 못한 팬들의 아우성이 빗발칠 정도였다. 하지만 김광현과 함께 앉은 SK 주장 박진만은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았다. 일부 팬들이 김광현의 사인을 받고 나서 박진만에게 다가가 사인을 요청했을 뿐이었다.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만한 장면이었다. 여성팬들 사이에서 꽃미남 20대 스타와 불혹을 바라보는 베테랑 선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김광현을 비롯해 대체로 젊은 선수들의 인기가 많았다. 박진만과 동갑인 두산 주장 홍성흔은 "이제 한 물 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하지만 자리 배치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날 KBO는 지난해 순위 순서로 선수들을 배치했다. 1위 삼성과 9위 한화는 양쪽 끝에 배치돼 팬들의 외면을 받았다. 팬 사인회장으로 입장하는 순간, 가운데로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홀 한가운데에 배치된 지난해 5위와 6위팀, 롯데와 SK 선수들 앞으로 가장 긴 줄이 형성됐다. SK 김광현과 함께 롯데 손아섭, 송승준이 팬 사인회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팬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양쪽 끝에 앉은 선수들이 잘 보이지 않을 지경이 됐다. 가장 구석에서 사인할 준비를 하던 한화 최진행은 팬들이 오지 않자, 빈 종이에 혼자 사인을 하며 고독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에게 사인을 받고 사진도 함께 찍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팬들과 한데 어우러지는 취지를 살린 시간이었다.
김광현은 이화여대 재학생을 상대로 진행한 인기투표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미디어데이가 열리기 전 참가선수들의 얼굴이 그려진 보드가 학교 앞에 배치됐고, 김광현의 얼굴 위로 가장 많은 스티커가 붙었다.
김광현은 "야구를 잘해서 인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야구를 잘해서 인기가 더 많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 외모보다는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 뽑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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