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반까지 3~4점을 뒤지고 있어도, 금방 분위기가 뒤집어질 것 같다. 경기 초부터 끝날 때까지 미묘한 긴장감을 이어진다. 요즘 넥센 히어로즈가 그렇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그랬다. 넥센 히어로즈 타선이 더 무서워졌다고. 지난해 홈런 1위팀(125개)이 더 강해졌다고. 올 해는 일을 낼 것 같다고. '2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 강정호 이성열 김민성 이택근에 윤석민이 가세했으니 목소리를 높일만도 했다. 전지훈련 기간에 벌어진 연습경기,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힘이 시위에 그치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가 8번 타자로 출전할 정도로 타선이 촘촘하다.
최근에는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로티노까지 살아났다. 상대팀들은 쉬어갈 수 있는 타순이 없다고 한숨을 내쉰다.
집중타도 화끈하지만, 극적인 분위기 반전, 역전 드라마를 완성시키는 건 홈런이다. 히어로즈는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장타력에 관한한 비교불가다.
14일 현재 팀 홈런 21개. 경기당 1.5개가 터졌다. 9개 구단 중 1위다. 14개를 때린 2위 SK 와이번스에 7개나 앞서 있다. 8개를 때린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 세 팀이 때린 홈런 총 수와 비슷하다.
박병호 이택근(이상 4개)을 비롯해 유한준(3개) 김민성 문우람 이성열(이상 2개)강정호 로티노 서건창 윤석민(이상 1개)까지 무려 10명이 홈런을 신고했다. 꾸준히 출전 중인 선발급 선수 중에서 홈런이 없는 건 포수 허도환 정도다. 거의 모든 선수가 홈런 생산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중심타선 뿐만 아니라 테이블 세터, 하위타순까지 한방이 때려대니 상대팀이 크게 앞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팀별로 홈런 타자 수를 살펴보자. SK 소속 타자 8명이 홈런을 맛봤고, 롯데 자이언츠, 한화가 6명, 삼성과 NC가 5명, 두산과 LG 트윈스, KIA가 각각 4명씩 쳤다.
팀 장타율도 5할1리로 1위다. 2위 NC가 4할5푼8리이고, 한화와 KIA는 3할대에 머물고 있다. 팀 OPS(장타율+출루율)가 무려 8할9푼2리다. 팀 타율은 2할9푼으로 NC(3할3리)에 이어 2위다.
지난 주 히어로즈는 6경기에서 5승1패, 5연승을 달렸다. 물론, 승부처마다 홈런이 터져 공격에 불끈 힘을 불어넣었다.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을 보자. 13일에는 서건창이 3-2로 앞선 9회초 쐐기 1점 홈런을 날렸다. 12일에는 유한준이 0-1로 끌려가던 4회초 3점 홈런을 터트려 역전에 성공했고, 로티노, 박병호가 뒤이어 1점 홈런을 때려 한화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지난 11일에는 극적인 드라마가 연출됐다. 4-6으로 뒤진 9회초 유한준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가더니, 문우람이 역전 2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7대6으로 이겼다.
지난 주 중 KIA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10일 KIA전. 8회초까지 팽팽했다. 1-0, 1점차 살얼음판 리드. 그런데 차분하게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던 히어로즈 타선이 8회말 화끈하게 폭발했다. 박병호의 1점 홈런 등을 앞세워 4득점, 승부의 추를 완전히 돌려놓았다. 9일에는 8-7로 쫓기던 8회말 김민성이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불펜의 부진에 따른 불안을 단숨에 정리한 셈.
무섭게 달아오른 공격력, 다소 부진한 투수진. 마운드가 조금 힘을 내준다면 무서울 게 없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프로야구 팀홈런 순위
순위=팀=경기=홈런
1=넥센=14=21
2=SK=14=14
3=NC=12=12
4=롯데=11=11
4=한화=13=11
6=LG=11=9
7=두산=11=8
7=삼성=10=8
7=KIA=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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