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로 맞선 9회말 KIA 타이거즈 공격. 1사 만루에서 김선빈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선빈은 몸을 잔뜩 웅크려 스트라이크존을 좁혔다. 마운드에는 9회말에 올라온 한화 이글스 마무리 투수 김혁민. 실투 하나면 경기가 끝난다. 김혁민은 신중하게 포수와 사인을 교환했다. 그런데 지나치게 신중함이 지나쳐 자신감을 잃고 말았다.
초구와 2구, 3구가 모두 볼. 안타가 아니라 볼넷으로도 경기는 끝난다. 4구째 겨우 스트라이크. 그러나 이미 KIA 벤치와 타석의 김선빈은 김혁민이 흔들리는 것을 눈치챘다. 이럴 때는 그냥 기다리는 것도 좋은 공격법이다. 김선빈은 "초구와 2구가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나는 걸 보고 투수가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침 벤치에서도 기다리라는 사인이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김혁민의 5구째도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KIA가 9회말 극적인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화에 5대4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처음이자 통산 46번째로 나온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 이로써 KIA는 시즌 7승(8패)째를 거뒀고, 한화는 4연패의 늪에 빠졌다.
두 팀이 역전을 한 번씩 주고 받았다. 선취점은 한화의 몫. 2011년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선발 임무를 맡은 KIA 한승혁을 상대로 1회 1사 1, 2루에서 김태균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냈다. 그러자 KIA가 곧바로 반격을 했다. 역시 1회말 2사 2루에서 나지완의 좌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KIA는 5회말 1사 1, 3루에서 2번 김주찬의 중전 적시타로 2-1을 만들었다. 그러나 김주찬이 2루까지 뛰다 아웃됐고, 후속 필도 삼진을 당해 추가득점 기회를 날렸다. 한승혁이 2회부터 안정을 찾은 KIA는 6회까지 2-1 리드를 이어갔다.
하지만 한화의 반격이 7회초에 나왔다. KIA 두 번째 투수 김태영을 상대로 2사 후 이희근과 정근우가 좌전안타를 날렸다. 이용규까지 볼넷으로 2사 만루. KIA는 좌타자 피에를 상대로 좌투수 박경태를 올렸는데, 실패였다. 박경태가 초구에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3-2로 한화가 경기를 뒤집었다. 한화는 8회초에도 김회성의 좌월 솔로홈런으로 4-2를 만들었다.
하지만 또 한번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8회말 1사 1루에서 KIA 4번 나지완이 좌월 2점 홈런을 날려 동점을 만든 것. 분위기를 바꾼 KIA는 9회초 마무리 어센시오를 올려 무실점으로 막은 뒤 9회말 공격에서 결국 밀어내기로 승리를 따냈다.
이날 승리를 거둔 KIA 선동열 감독은 "한승혁이 선발승을 따내진 못했지만, 제 역할을 다 해줬다. 앞으로 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나지완의 동점홈런으로 분위기를 우리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며 승리 요인을 밝혔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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