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보류선수명단 제출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바티스타와 이브랜드의 재계약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브랜드는 6승14패, 평균자책점 5.54의 부진한 성적 때문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었다. 3년간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14승13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한 바티스타는 팔꿈치와 어깨 상태가 좋지 않은데다 구속도 현저하게 떨어진 상태라 작별을 고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데려온 투수가 케일럽 클레이와 앤드류 앨버스다. 클레이는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지만, 지난해 트리플A와 더블A에서 11승5패, 평균자책점 2.96을 올린 유망주 출신이다. 앨버스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완봉승을 포함해 2승5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20대의 나이에 한국땅을 밟은 두 선수는 한화에서 기량 성장을 이룬 뒤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다. 또 구종이 다양하고 제구력이 안정적이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김응용 감독의 선택을 받게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 두 선수는 올시즌 각각 4경기에 등판했다. 21일 현재 클레이는 1승1패, 평균자책점 6.30, 앨버스는 2승1패에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중이다. 규정이닝을 넘긴 30명의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이 앨버스가 26위, 클레이가 27위다. 애석하게도 외국인 투수만 놓고 보면 두 선수가 최하위에 처져 있다. 이들을 상대한 팀에서는 "아직은 초반이라 정확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치기 힘든 공은 아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피안타율을 보면 앨버스는 3할7푼9리, 클레이는 3할2푼9리다. 앨버스는 21⅓이닝 동안 볼넷이 1개 밖에 없지만 홈런 3개를 허용했고, 클레이는 20이닝 동안 12개의 볼넷을 내줬다. 강점으로 여겨졌던 제구력 부분서 두 선수 모두 지금까지는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운영능력도 아직은 물음표다. 하지만 야심차게 영입한 두 선발투수가 아직은 본색을 드러내지 않았으니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정민철 투수코치는 "클레이는 커브가 괜찮은 편인데 경기 때 활용도가 관건이다. 앨버스는 평균 137㎞를 상회하는 구속만 보여주면 레퍼토리가 좋아서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결국 두 선수 모두 아직은 더 보여줄 것이 남아있다는 이야기다. 다행히 앨버스는 20일 LG전서 올시즌 들어 가장 빠른 140㎞의 구속을 찍었다.
또 하나는 투구수 문제다. 두 선수 모두 각각 4경기에서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진 적이 없다. 이미 전지훈련과 시범경기 때 나온 이야기지만, 한 경기서 100개 이상의 공을 힘있게 던질 수 있는 스타일들은 아니다. 정 코치는 "100개 이상 던질 경우 실용도가 떨어진다. 클레이는 90개 안팎, 앨버스는 그보다 5개 정도 많다고 보면 된다. 파이어볼러가 아닌 두 선수가 타자를 속여 범타를 유도하는 공을 던질 수 있는 한계는 그 정도까지다"라며 "결국 범타를 유도하는 스타일들이기 때문에 수비 도움을 받는다면 6회 정도는 맡길 수 있는 능력은 지니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야수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앨버스와 클레이는 예의바르고 그라운드 밖에서는 더없이 인간적인 선수들이다. 그러나 한화는 두 선수가 좀더 컨디션을 끌어올려 마운드에서 승부사다운 면모를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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