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의 휴식이 독이 된 것일까.
선발로 보직을 바꾼 뒤 승승장구하던 KIA 타이거즈 투수 한승혁이 올시즌 최악의 투구를 하고 말았다. 한승혁은 29일 광주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회 투구 도중 신창호로 교체됐다. 1이닝 동안 4사구 6개나 내주는 극도의 제구력 난조를 겪으며 5실점했다.
1회부터 제구력이 불안했다. 선두 김강민에게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준 한승혁은 조동화의 희생번트에 이어 최 정을 몸에 맞는 볼, 이재원을 볼넷을 내보내며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한승혁은 박정권을 중견수플라이로 잡아낸 뒤 수비수들이 중계플레이로 3루주자 김강민을 잡아준 덕분에 무실점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1회에만 17개의 공을 던진 한승혁은 2회 들어 제구력이 더욱 악화됐다. 선두 한동민에게 145㎞짜리 직구를 한복판으로 던지다 좌중간 3루타를 허용했다. 중견수 이대형이 무리하게 잡으려다 타구를 뒤로 빠트린 꼴이 됐지만, 한승혁의 실투가 문제였다. 이어 한승혁은 나주환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나주환은 한승혁의 몸쪽 직구에 방망이를 내미는 과정에서 오른쪽 손등을 맞았는데, "공이 배트에 맞고 손등을 때리지 않았느냐"는 KIA측의 어필이 있었다.
이에 마음이 조급해졌는지 한승혁은 정상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이어 김성현과 김강민을 모두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한승혁은 결국 조동화 타석에서 신창호로 바뀌었다. 그러나 신창호가 후속타자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자들의 득점을 허용해 한승혁의 실점은 5개가 됐다.
한승혁은 지난 20일 인천 SK전에서 6⅔이닝 4안타 1실점의 호투로 생애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그러나 9일만의 등판에서는 전혀 다른 투수가 돼버렸다. 제구력도 불안했지만, 최고 154㎞까지 나왔던 직구 구속도 140㎞대 후반에 머물렀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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