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은 업그레이드의 원천!'
올 시즌부터 외국인 타자가 도입되면서 의외의 주목을 받은 선수가 있다. 지난 2년간 홈런-득점-장타율 부문 1위에 오르며 정규시즌 MVP를 연속 수상한 넥센 박병호이다.
박병호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슬러거로 성장했다. 그런데 힘 있는 외국인 타자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것. 홈런왕 타이틀을 뺏길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경쟁우위도 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박병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29일 두산전을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만난 박병호는 "외국인 타자의 등장이 자극제가 되는 것 보다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특히 두산 칸투, LG 조쉬벨, 롯데 히메네스, SK 스캇 등 힘 있는 타자들의 타격 장면을 유심히 살펴본다. 확실히 큰 무대에서 뛰어봤던 선수들이기에 배울 점이 있다. 집에서 경기 장면을 일부러 찾아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자신을 발전시키는 좋은 본보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병호의 최근 페이스는 좋지 않아 보였다. 지난 6일 NC전부터 12일 한화전까지 6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시동을 거는듯 했지만 이후 6경기에서 홈런포가 없었음은 물론 이 가운데 4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치고 말았다.
그 당시 넥센 염경엽 감독은 "다른 타자들이 상당히 잘 치고 있기에 굳이 (박)병호까지 잘 안 터져도 된다. 다른 선수들의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 페이스를 회복한 병호가 해결해주면 된다"며 별 걱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방망이가 잘 안 터져도 팀은 연승을 이어가고 있었기에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은 덜했지만 답답함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박병호는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페이스가 좋았을 때를 계속 머리에 그리며 훈련에 매진했다. 부담감이 컸던 것 보다는 책임감이 들었다"며 "그러다보니 조금씩 좋아지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결국 박병호는 지난 25~26일 목동 삼성전에서 연속으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6홈런을 날리며 28일 현재 이 부문 공동 2위까지 뛰어올랐다. 이에 대해 염 감독은 "병호가 팔의 축을 활용해 스스로의 리듬을 찾아가는 것 같다. 타격 코치와 계속 상의를 하면서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 박병호의 페이스가 나쁜 것은 아니다. 지난 2년간과 비교해도 타점에서만 조금 뒤쳐질뿐 홈런 갯수나 타율은 더 낫다. 22경기를 기준으로 2012년에는 4홈런과 2할4푼4리의 타율, 2013년에는 5홈런과 2할6푼7리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28일 현재 6홈런에 2할9푼7리를 올리고 있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파워나 정확성 모두에서 업그레이드가 된 것이다.
박병호의 말대로 외국인 타자의 도입이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셈이다. 박병호와 외국인 타자들이 벌이는 파워 경쟁이 갈수록 흥미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잠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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