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관중 심판 폭행 사건 여파는 컸다.
지난 30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시즌 5차전. 판정에 불만을 품은 1루측 서프라이즈석의 한 남성 팬이 그라운드로 난입해 심판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박근영 1루심이 6회초 SK 공격때 타자주자 조동화에 세이프 판정을 내리자 해당 남성은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7회초 시작전 그물망을 넘어 그라운드 들어와 박 심판원과 몸싸움을 벌였다.
심판진과 경비 직원의 제지로 사태는 금세 일단락됐지만, 그 충격은 작지 않았다. KIA는 1일 해당 남성팬에 대해 광주구장 영구 출입금지 조치를 내렸고, 5월 계도 기간을 거쳐 6월부터 알코올 6도 이상의 주류 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야구인들도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불과 몇미터 앞에서 현장을 지켜본 SK 이만수은 이날 KIA전을 앞두고 "어제는 정말 매우 속상했다. 처음에는 그 장면을 못 봤다. 시간이 지난 후에 웅성거리기에 경기장을 보니 그런 일이 발생했더라. 오늘 오전 신문을 통해 그 장면을 봤는데 백재호 코치가 큰 역할을 했다. 성 준 코치가 바로 지시를 했고 백재호 코치가 그라운드로 뛰쳐나갔다. 내가 봤다면 바로 뛰쳐 나갔을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가장 먼저 뛰쳐나갈 것이다. 감독으로서 미안한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인간적인 모멸감을 받았을 박근영 심판원에 대해서도 "그라운드만큼은 우리 야구인들이 지켜야하는 곳인데, 그런 일이 발생한 것 때문에 야구인으로서 정말 화가 났다. 요즘 세상이 무법천지도 아니고 시대도 바뀌었는데 정말 이래서는 안 된다"며 거듭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감독은 이어 "화이트삭스 코치로 있던 시절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서 칼을 든 팬이 난입하는 사건이 벌어져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면서 "장난감 칼이었지만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될 만큼 문제가 컸다. 메이저리그는 관중 난입에 대해서 엄벌한다. 벌금도 크게 물리고 징역형을 받게 된다. 또한 해당 관중은 평생 해당 경기장에 출입할 수 없다"고 했다.
KIA 선동열 감독도 전날 경기가 끝난 후 "경기 후반 불미스러운 일로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유감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날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는 평소보다 많은 경비 직원들이 배치됐다. 이닝 간에는 제복을 입은 경비 직원이 1,3루측 관중석 앞으로 각각 나와 팬들의 일거수일투족으로 지켜보며 사태 재발 방지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이날 광주경기에서는 전날 사건의 당사자였던 박근영 심판원이 배정에서 제외됐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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