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이 원하는대로 던질 수 있는 자신만의 대표 구종이 있다.
SK 김광현에겐 빠른 슬라이더가 자신의 대표 구종이라고 할 수 있을 듯. 그런 김광현에게 소원이 있다면 커브로 자신있게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이다.
"오다가 뚝 떨어지고 심판이 스트라이크. 정말 해보고 싶다"는 김광현은 "연습때까지도 잘 들어간다. 그런데 실전에서는 맘먹은대로 되지 않는다. 아직 1%도 안됐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빠른 직구와 빠른 슬라이더의 투피치로 알려져있다. 최근 커브와 체인지업 등도 간간히 섞고 있지만 여전히 선수들은 직구와 슬라이더를 생각한다.
김광현에게 직구, 슬라이더 외에 또 하나의 구종은 숙제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는 김광현은 "언제나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슬라이더가 아닌 다른 공으로 카운트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커브와 체인지업이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2007년 데뷔 이후 김광현의 직구와 슬라이더는 모든 타자들이 많이 상대했던 구종이다. 당연히 두 구종을 노리고 들어온다. 김광현은 "어떤 때는 상대 벤치에서 '슬라이더만 노려'라고 말하는 게 들리기도 한다"고 했다. 익숙한 공이기 때문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면 커트당하거나 정타를 맞기 쉽다. 당연히 투구수가 늘어난다. 이럴 때 커브나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면 상대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힘들어진다.
김광현은 "캐치볼을 할 때 장난삼아 (윤)성환이형 폼으로 커브를 던지거나 (류)현진이 형 폼으로 체인지업을 던질 때가 있는데 그땐 잘 들어간다"면서 "내 투구폼에서 커브와 체인지업이 안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실전에서 그 폼으로 던질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웃었다.
그는 올시즌 목표를 거르지 않고 선발등판하는 것으로 정했다. 그 목표엔 부상없고 꾸준히 잘 던지는 것이 포함돼 있는 것. 특히 선발투수로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러기 위해 투구수를 줄여야하고 그를 위해 커브와 체인지업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김광현은 5일 인천 롯데전서 5⅔이닝을 5안타 3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되며 개인통산 74승을 거뒀다. 이승호(현 NC)를 제치고 SK 구단 통산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올시즌 4승3패, 평균자책점 3.35의 성적. "시즌 전 몸이 너무 좋아서 불안하다고 했는데 지금 그때보다는 컨디션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라며 "그러니 컨디션이 좋아지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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