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 히메네스(32)는 현재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그럼 지금 시점에서 히메네스를 성공작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이번 2014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그의 존재감은 미약했다. 지난 3월 중순 시범경기 기간, 팀 훈련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들지도 못했다. 약 10일 늦게 1군에 합류한 그는 약 한 달 만에 롯데의 중심타자로 입지를 굳혔다. 처음에 5번 타자로 시작해 지금은 타격감이 안 좋은 최준석을 대신해 4번 타순에 들어가고 있다.
그는 타격 다수의 분야에서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출루율(0.495) 1위, 타율(0.395) 장타율(0.697) 2위, 타점(22점) 공동 3위, 홈런(6개) 공동 4위에 랭크돼 있다.
히메네스의 타격은 꾸준한 맛이 있다. 5일까지 1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멀티히트만 11경기, 득점권 타율이 무려 4할3푼5리. 전문가들은 히메네스는 장타력과 정교함을 함께 갖춘 선수라고 평가한다.
체중이 130㎏에 육박하는 거구로 배팅 스피드가 벼락같이 빠르다. 초반 대부분의 타구가 끌어당기면서 우측으로 나가자 상대팀들은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위치를 움직이는 것)를 했다. 2루수가 한참 뒤로 물러나 2루수와 우익수 중간쯤까지 갔다. 유격수가 2루쪽에 거의 붙었다.
히메네스는 영리하게 이때부터 바깥쪽 공을 의도적으로 밀어쳤다. 3루수와 유격수 사이가 넓어져 쉽게 안타가 됐다. 그러자 상대가 시프트를 탄력적으로 사용하는 걸로 바꿨다.
그렇다면 히메네스는 이제 국내 무대에서 통한다고 검증이 끝날 걸로 봐도 될까
이 질문에 명쾌하게 그렇다고 말하기에 아직 이른 감이 있다. 히메네스는 이제 20경기를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무대가 처음인 외국인 타자들은 최소 2개월은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약 50경기 정도를 보면 선수의 성공 여부가 가려진다고 한다.
히메네스가 앞으로 1달 동안 지금 같은 타격감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 4할에 육박하는 타율은 마지노선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히메네스가 상대하는 투수들을 알아가는 것 이상으로 상대팀도 히메네스의 타격을 현미경 처럼 분석한다.
그는 지금까지 우완 투수와 언더핸드스로 투수를 상대로 6홈런을 쳤다. 언더핸드스로 상대로 타율이 무려 6할6푼7리, 2홈런, 우완 투수로는 타율 4할2푼9리, 4홈런을 기록했다. 반면 좌완 투수를 상대해선 타율 2할8푼6리, 아직 홈런이 없다. 아직 좌측 담장을 넘긴 홈런 타구가 없다.
히메네스는 좌완 투수에게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좌타자인 히메네스에게 좌완이 던지는 바깥쪽 공은 멀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 코스를 상대 투수들이 파고든다. 변화구로 헷갈리게 만들고, 직구로 카운트를 잡는다. 몸쪽에 어정쩡한 공은 매우 위험하다. 특히 직구는 벼락같이 반응한다.
히메네스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심어주고 있다. 롯데에 새 4번 타자가 만들어지고 있다. 요즘 대타로 출전하고 있는 최준석이 타격감을 되찾지 못할 경우 히메네스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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