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무조건 줄여야 한다. 하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오심은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 심판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방송사 카메라는 모든 플레이를 세세하게 잡아낸다.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 4심합의제가 유일해 보인다.
연이은 오심 사태에 몸살을 앓고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다. KBO는 20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한화 이글스전에서 발생한 희대의 오심(주자가 홈플레이트를 밟지 않았는데 세이프 판정)을 저지른 이영재 심판원에게 하루 뒤 엄중경고와 함께 제재금 50만원을 부과했다. 징계 내용보다 더 관심을 모은 것은 보도자료 마지막 첨부한 메시지였다. KBO는 '4심 합의 또는 비디오 판독을 조기에 도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두르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KBO가 현 사태를 지켜만 보고 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어떤 제도든지 심판들이 조금 더 마음 편히 판정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심판들의 권위도 분명 중요한 요소지만, 심판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때문에 심판의 권위를 지키면서 구단과 심판,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올 시즌부터 비디오 판독 제도를 전면 확대했다. 물론, 미국 제도를 그대로 따를 수 없다. 비디오 판독을 하려면 기반 시설이 갖춰야 한다. 중대한 제도 변경인 만큼 더 많은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다. 현 상황에서는 비디오 판독으로 가는 중간 단계인 4심 합의제가 현실적이 대안이 될 수 있다.
4심 합의제의 핵심은 애매한 판정에 대해 심판들이 합의해 기존 판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수단과 심판진이 한발 물러서서 문제 상황을 차분히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해당 심판의 판정이 흔들렸다면 이 장면을 정확히 본 다른 심판의 의견을 듣거나 TV 중계 화면을 지켜본 대기심의 도움을 받아 더욱 정확한 판정을 할 수 있다. TV 중계 화면이 완벽하지 않아 홈런, 파울 판독 등에서 애매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지만 세이프-아웃 판정은 대부분 TV 중계 화면을 통해 정확히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현장에서도 4심 합의제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은 "비디오 판독이 당장 어렵다면 4심 합의제를 실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선 감독은 지난해에도 오심 논란이 일어나자 4심 합의제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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