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타선이 너무 강해도 딜레마다. 그래도 최선의 조합을 찾았다.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달 5연패를 겪으며 고전했다. 불펜을 든든히 지켜주던 2년차 조상우가 불의의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투타 밸런스가 깨지기 시작했다. 화끈한 타선에 감춰져 있던 약점이 한꺼번에 드러나면서 마운드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하지만 5월 27일 SK전에서 연패를 끊으면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주 SK와 LG 상대로 잇달아 위닝시리즈(2승1패)를 거두며 4승2패로 한 주를 마감했다. 마정길과 강윤구 등이 불펜에 힘을 더한 측면도 있지만, 이보다는 타선의 분발이 컸다.
단점을 보완하는 것보다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연패 기간 부진했던 타선에 손을 댔다. 타순 조정을 통해 해법을 찾은 것이다.
넥센은 27일 SK전부터 2번 이택근-3번 유한준 카드를 쓰고 있다. 염 감독은 연패 기간 2번과 6번 타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1번타자 서건창의 페이스가 좋은데 2번 타순에서 찬물을 끼얹었고, 박병호 강정호의 중심타선이 터지면 6번에서 또다시 찬스가 끊긴다는 것이었다.
넥센은 박병호와 강정호라는 걸출한 4,5번 중심타자를 갖추고 있다. 장타력도 으뜸이다. 타순의 구성상 테이블세터가 찬스를 만들면 대량득점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1,2번 타순이 중요하다.
그런데 2번에서 흐름이 한 차례 끊기자, 중심타선이 찬스를 만드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6번 타순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혜성처럼 떠오른 김민성이 부진했다.
염 감독은 어느 타순에 갖다 놔도 제 역할을 하는 이택근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이택근은 시즌 초반에도 2번 타순에 배치된 적이 있다. 이후 로티노의 타격감이 살아나 로티노가 2번타자를 맡았으나,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문우람도 써봤지만, 리드오프 서건창의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기엔 다소 부족했다.
염 감독은 "우람이를 2번에 놓았을 땐 번트 등 작전을 많이 냈다. 하지만 흐름이 이어지지 않고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대량득점을 하려면 2번 타순에서도 공격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넥센의 득점공식은 바뀌었다. 서건창이 나간 뒤, 이택근과 유한준에서 해결해 선취점을 낸다. 그리고 찬스를 이어가 5번 강정호나 6번 김민성이 해결해주는 게 이상적인 그림이다.
최근 추세인 '강한 2번타자'에도 부합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염 감독은 "테이블세터에 맞는 역할이 있다. 1,2번 타자에 적합한 선수가 치는 게 사실 가장 좋다. 우린 뛰는 선수가 적다. 건창이 정도밖에 없다"며 넥센의 현실상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택근은 3번 타순에서 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다. 3번타자로 타율 3할4리(102타수 31안타)를 기록했는데 2번 타순에서는 타율 2할6푼2리(61타수 16안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서건창의 폭발력을 이용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호재도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던 외국인타자 로티노가 빠르면 이번 주말, 혹은 다음주 1군 복귀를 앞두고 있다. 로티노가 돌아온다면 타선 운용이 보다 유연해질 수 있다.
넥센은 타선 구성상 박병호 강정호의 중심타선에서 또다시 찬스가 생기게 된다. 만약 그 앞에서 찬스가 끊기지 않는다면, 손쉽게 '빅이닝'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이다.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선택한 넥센이 지난해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위용을 찾을 수 있을까.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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