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알고 던져야 한다."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이 '핵잠수함'으로서의 위용을 잃은 김병현에 현실적인 충고를 던졌다. 베테랑으로서 현재의 상황을 슬기롭게 플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시즌 도중 넥센 히어로즈에서 KIA로 트레이드 됐던 김병현은 지난달 23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맞아 시즌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다. 이후 2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28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첫 등판해 피홈런 1개 초함, ⅓이닝 3안타 3실점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고 제구도 불안했다. 당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던 두산 타선에 밀렸다.
다행인 것은 두 번째 투구에서 조금은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는 것. 30일 열렸던 NC 다이노스전에서 2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내주며 1실점 했지만 삼진 3개를 잡는 등 괜찮은 투구를 했다. 130km 중후반대의 구속은 그대로였지만 변화구를 통해 상대 타자들을 유인하는 것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선 감독은 김병현의 2번의 투구에 대해 "첫 등판보다 두 번째 등판이 확실히 더 나았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병현이 앞으로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 제시했다. 선 감독은 "나이가 있다. 힘보다는 제구력을 바탕으로 던져야 한다"고 했다. 선 감독은 이어 "예전 전성기 때 공 던지는 모습을 보지 못해 뭐라고 평가하기 힘들다. 하지만 확실한 건 지금은 시간이 흘렀기에 세게 던진다고 해서 구속이 나오는게 아니다. 베테랑인만큼 현실을 알고 던져야 한다. 예전 생각만 해서는 안된다. 이게 야구 뿐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김병현은 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시즌 세 번째 등판을 했다. 결과는 1이닝 1실점. 선두 최형우에게 한가운데 직구를 던졌다 우전안타를 맞았고, 대주자 박해민에게 도루를 허용했다. 이후 이승엽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전체적으로 좋았다, 나빴다를 평가하기 힘든 투구였지만 확실한 건 삼성 타자들이 김병현의 공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제구가 들쭉날쭉해 카운트를 잡아야 할 때의 공만 노리면 되는 투구 내용이었다. 구속이 나오지 않아 컨택트에도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한국과 일본 무대를 호령한 대투수 출신 감독의 현실적은 조언이 과연 메이저리그 출신의 또다른 대투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김병현이 살아나면 KIA 입장에서는 어려모로 도움이 된다. 당장 열악한 불펜 상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야구 외적으로도 김병현 같은 스타가 고향팀에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하는 것은 팬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될 것이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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