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공을 믿어야 한다."
모든 프로야구 감독들의 로망이다.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를 키우고 싶은 마음 말이다. 하지만 빠른 공을 가진 투수들은 숙명처럼 제구 불안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다. KIA 타이거즈의 유망주 한승혁 역시 마찬가지다.
한승혁은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 4⅔이닝 7피안타 2피홈런 6실점으로 무너졌다. 강속구는 무시무시했지만 결국 제구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초구부터 볼을 던지고 시작하니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조금 위력을 떨어뜨린 공들이 맞아 나갔다. 볼넷은 그다지 많지 않은 3개였지만 실점이 많았던 이유다.
5일 양팀의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만난 KIA 선동열 감독은 한승혁의 투구에 대해 "지난번 보다는 나았다"고 말하면서도 "문제는 제구다. 확실한 건 지금 제구로는 1군에서 선발로 뛸 수 없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선 감독은 "팀 사정만 괜찮다면 2군에서 선발 수업을 계속 받게 하고 싶다. 구위는 엄청나게 좋지 않나. 결국 많이 던져야 제구가 잡힌다. 폼도, 멘탈에도 문제가 있으면 그것은 많이 던지며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팀 선수층이 얇다보니 승혁이가 선발로 던져줘야 한다. 본인이 이를 큰 기회로 여겨야 한다. 1군에서 선발로 던진다는 자체가 어디인가. 본인이 기회를 통해 깨달아야 한다. 자신의 공을 믿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적장인 삼성 류중일 감독도 한승혁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류 감독은 "볼 2개를 주고 승부를 시작하니 선 감독님은 얼마나 답답하셨겠는가"라고 말하며 "투수의 가장 큰 무기는 빠른공이다. 한승혁은 그 무기를 갖고있다. 몸 밸런스도 굉장히 좋아보인다.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지금은 메이저리그로 간 윤석민도 신인 시즌 최다패 경험을 쌓더니 좋은 투수가 되지 않았나. 한승혁도 지금은 배우는 단계니 나중에 큰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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