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의 축제' 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르는 시점. 극장가 눈치보기가 치열하다.
문제는 천문학적 돈을 들인 블록버스터 대작. 월드컵 여파를 최대한 피해 개봉하는 것이 화두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사극 대작들은 세월호 참사로 개봉 시기 확정에 혼란을 겪기도 했다.
월드컵 기간. 어떤 측면에서 중소 영화들에게는 기회다. 월드컵을 피해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정조준하고 있는 대작들을 피할 수 있는 찬스이기 때문이다.
절반의 공백기. 최대 수혜작은 어떤 작품일까. 한국영화? 아니다. 지난 4일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외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다. 개봉한 지 사흘만에 100만 돌파에 지난 9일 200만 명 관객을 훌쩍 넘어섰다. 14일까지 279만3198명으로 300만 돌파가 눈 앞이다. 출발부터 흥행속도가 예사롭지 않았다. 올해 한국영화와 외화를 통틀어 개봉 첫 날 최고 오프닝 기록으로 출발했다. 개봉 사흘만에 100만명 관객 돌파→개봉 4일만에 150만 명 관객 돌파로 2014년 최고 기록으로 개봉 첫 주 오프닝을 기록했다. 전 세계 오프닝 기록에서 한국은 미국을 제외한 국가 중 2위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 흥행세다.
그 중심에 '친한파' 주인공 톰 크루즈도 있다. 톰 크루즈와 한국의 인연은 각별하다. 그는 1994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 '작전명 발키리', '잭 리처'에 이르기까지 출연작이 개봉할 때마다 모두 6차례나 내한해 한국 관객을 만났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 개봉 전에도 3개국 프리미어 행사 중 "한국에 못 가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인사를 드릴 수 있어 좋다"며 주먹을 불끈 쥐고 한국말로 '의리'를 외치며 사랑을 감추지 않았다. 이 소식은 국내에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극장가 매출 점유율 40%를 넘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상승세 속에 한국영화들은 다소 위축된 분위기. 지난달 29일 '끝까지 간다'가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며 선전하고 있지만 외로운 싸움이다. 더 이상 받쳐주는 작품이 없다. '황제를 위하여', '우는 남자', '하이힐', '경주' 등이 박스오피스 톱 10에 이름을 올리고는 있지만 존재감이 크지는 않다.
월드컵 정국 속 '엣지 오브 투모로우' 선전. 월드컵 공백기 속 상대적으로 약한 경쟁작이란 외부적 요인이 전부는 아니다. 작품 자체의 내부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 화려한 액션의 볼거리와 창의적 설정이 적절히 결합된 웰메이드 블록버스터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타임루프(time loop: 같은 날이 반복되는 상황)'이란 독특한 설정. 그 속에서 톰 크루즈가 외계 종족과의 전쟁 속에 죽고 살기를 반복하며 더욱 강해지는 주인공 역할을 실감나게 소화해냈다. 이를 위해 총 56킬로그램에 달하는 일명 '엑소슈트(exsosuits)'라는 무기가 장착된 전투슈트를 입고 액션을 선보이는 투혼을 발휘했다. '믿고 보는 액션 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톰 크루즈.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일찌감치 찾아온 초여름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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