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 홍명보호가 러시아와 결전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한국시간)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 경기장에서 적응훈련을 실시했다.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이 미니게임을 준비하고 있다.대표팀은 18일 이곳 쿠이아바에서 러시아와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예선 1차전 경기를 펼친다.쿠이아바(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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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와 동고동락한 지 딱 20일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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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은 지난달 30일 월드컵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할 때부터 현재까지 동행 취재 중이다. 미국 마이애미와 브라질 이구아수, 쿠이아바까지 홍명보호가 가는 길에 함께 했다. 마이애미의 무더위와 습도, 낙뢰 뿐만 아니라 이구아수의 폭우, 쿠이아바의 습도까지 똑같이 경험했다. 전세기를 타고 이동하는 홍명보호를 쫓아가기 위해 1시간 마다 이착륙을 반복하는 브라질의 악명높은 '완행비행기' 탑승도 경험했다. 4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세계인의 축제, 태극전사들과 함께 하는 순간은 설렘의 연속이지만 기나긴 싸움이기도 하다. 그동안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다.
박주영(29·아스널)이 홍명보호의 분위기메이커가 되기까지는 두달의 시간이 걸렸다. 4월 초 봉와직염 치료차 조기 귀국할 때만 해도 수심이 가득했다. 개인 훈련을 하면서 몸을 만든 게 '황제훈련'으로 왜곡되면서 마음고생도 심했다. 박주영은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도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였다. 수많은 눈과 카메라를 피해 이리저리 숨바꼭질을 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랐다. 어느덧 고참이 된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는 성숙함이 엿보였다. 마냥 피하기만 했던 취재진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스스럼 없이 미소를 짓기도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뒤 소속팀에서 한 마음고생은 성숙함으로 돌아왔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축구인생의 승부처로 삼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가나전 4골차 패배 뒤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 수다쟁이가 된 것은 원팀(One Team)을 위한 노력이었다. "러시아전 승리가 각오"라는 짧은 다짐은 두달 간의 시간 동안 다진 결정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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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26·볼턴)은 취재진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선수다. 서글서글한 외모처럼 잘 웃는다. 누구에게든 항상 먼저 인사를 건네고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그 속에는 누구보다 뛰어난 자기관리와 승부욕이 도사리고 있다. 훈련이나 경기를 마치면 똑 부러지는 말로 동료들의 분전을 촉구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할 때도 있다. 스트레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럴 때는 절친 기성용(25·스완지시티)과 수다를 즐긴다.
손흥민(22·레버쿠젠)은 이번 브라질월드컵 준비기간에 가장 마음고생을 많이 한 선수다. 마이애미 전지훈련 당시엔 주전, 비주전조를 오갔다. 생애 첫 월드컵 도전에 누구보다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아직은 어린 선수였다.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선 예민함이 극에 달해 표정이 어두웠다. 그러나 이구아수로 넘어온 뒤에는 '쿨가이'로 변신했다. 얼굴엔 미소가, 말투엔 자신감이 흘렀다. 본선이 다가올수록 의욕이 충만해졌다. 러시아전을 앞두고는 "죽기살기로 하겠다"는 패기로 각오를 대신했다. 무엇이 손흥민을 바꿔놓았는 지는 홍 감독 만이 아는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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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이 늘어지면 지겹기 마련이다. 한달 넘게 이어진 월드컵대표팀 훈련에서 김태영 코치는 '군기반장'을 자처하고 나섰다. 홍명보 감독과 박태하 코치보다 더 큰 목소리와 액션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훈련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있으면 가차없이 지적을 했고, 소리도 질렀다. 누군가는 맡아야 할 악역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다친 코 보호를 위해 '타이거마스크'를 쓰고 이탈리아 공격진을 막아냈던 투지가 홍명보호 안에서 살아났다. 하지만 훈련 뒤에는 누구보다 선수를 챙기고 걱정하는, 여느 지도자와 다를 바 없었다. 이밖에 수영장 토크를 주도한 곽태휘(33·알힐랄), TV패드로 선수들의 향수병을 달래는데 일조한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 등 홍명보호의 브라질로 가는 길엔 사연이 넘친다.
20일 사이에 홍명보호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굴곡을 넘어 환희를 향해 다가서고 있다. 후회없는 승부로 그간의 준비 성과를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