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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석민, 류중일 감독에게 세 번이나 'No'한 사연

by 이원만 기자
삼성과 SK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3회초 1사 1,2루 삼성 최형우의 좌중간 2루타때 1루주자 박석민이 홈으로 파고들어 세이프되고 있다. SK 포수는 이재원.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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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나가겠습니다. 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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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권유에 세 번이나 'No'라고 말할 수 있는 '간 큰 선수'가 한국 프로야구에 과연 있을까? 있다. 꿋꿋하게 자신의 소신을 지킨 이 선수. 바로 삼성 라이온즈 주전 3루수 박석민이다. 박석민이 삼성 류중일 감독의 만류를 뿌리치고 경기 출전을 감행했다. 그래도 류 감독은 전혀 노여워하지 않았다. 박석민에 대한 걱정과 든든함을 너털웃음에 실어 날렸다.

류 감독은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박석민의 상태를 면밀히 살폈다. 이유는 전날 박석민이 SK 외국인 선발 레이예스의 147㎞짜리 직구에 머리를 맞았기 때문. 천만다행으로 헬멧이 보호해준 덕분에 박석민은 의학적으로는 큰 부상을 당하진 않았다. 당시 곧바로 인근 병원에 가서 X-레이와 CT 촬영을 했는데, 큰 이상 소견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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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안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워낙 큰 충격이었다. 류 감독은 "타자가 머리쪽에 공을 맞게 되면, 충격도 크고 또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도 생긴다"면서 박석민의 타격 밸런스가 나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류 감독은 덕아웃에 놓여있던 타자의 헬멧을 직접 들고 와 살펴보면서 "내가 현역 시절에는 헬멧이 조금 더 두꺼운 재질이었는데, 요즘에는 선수들이 가벼운 것을 선호해 헬멧 재질이 상당히 얇아졌다"는 말도 했다. 박석민에 대한 걱정에서 나온 행동이다.

하지만 박석민의 투지는 '헤드샷'에도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한 승부욕이 생긴 듯 했다. 그래서 류 감독이 경기 전 세 차례나 만류하는 데도 불구하고 경기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이날 경기전 연습 때 류 감독은 먼저 박석민에게 현재 어떤 상태인 지 물었다. 박석민은 "약간 어지러운 듯 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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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류 감독은 잠시 후 박석민에게 "(오늘)뛸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엔트리를 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박석민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뛸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류 감독은 또 한참 있다가 다시 물었다. "석민아, 오늘 쉴래?" 대답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닙니다. 나가겠습니다."

뭐든 적어도 삼 세번은 물어봐야 한다. 류 감독은 엔트리를 정할 시점이 거의 다 되어 다시 박석민에게 물었다. 이번에는 강한 권유였다. "오늘 쉬는 게 낫지 싶다." 사실상 휴식하라는 소리다. 그래도 박석민은 꿋꿋했다. "나갑니다. 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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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류 감독은 박석민의 눈빛에 담긴 강한 투지를 인정했다. 그리고는 별말없이 박석민을 3번 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평소와 다름없이 3루 수비도 보게 했다. 박석민의 투지는 분명히 '허세'가 아니었다. 이날 0-0으로 맞선 3회초 1사 1, 2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결국 박석민은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제 몫을 해낸 뒤 팀이 7-0으로 앞선 7회말 수비 때 김태완으로 교체됐다. 자신의 할 일은 똑바로 해낸 박석민은 그제야 덕아웃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하며 동료들을 응원했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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